[테헤란로] 금융권은 왜 혁신적이지 않은가

박소현 2024. 11. 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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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 이자수익 증가에 대한 비판도 궁극적으로는 금융이 과연 충분히 혁신적인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열린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금융권의 혁신 부족을 모든 금융인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실제 올해 본지 창간기획 시리즈 '혁신대사(혁신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5대 시중은행을 샅샅이 뒤졌지만, 올해 금융권 최대 혁신상품은 금융위원회가 주도한 '대환대출 플랫폼'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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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금융부 차장
"최근 은행 이자수익 증가에 대한 비판도 궁극적으로는 금융이 과연 충분히 혁신적인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열린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금융권의 혁신 부족을 모든 금융인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5대 금융그룹의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551억원, 5대 시중은행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조6026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 이전부터 시장금리는 내리막길이었지만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대출금리를 오히려 인상했다. 하지만 예·적금 금리는 내렸으니 은행도 손쉬운 이자장사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은행권에 혁신이 없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실제 올해 본지 창간기획 시리즈 '혁신대사(혁신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5대 시중은행을 샅샅이 뒤졌지만, 올해 금융권 최대 혁신상품은 금융위원회가 주도한 '대환대출 플랫폼'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직후 은행권이 더 싼 금리를 경쟁적으로 제시하면서 금융 소비자 유치에 뛰어들었고 클릭 몇 번으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 소비자의 이자비용도 줄이면서 편의성을 크게 높인 금융권 대표 혁신 사례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정작 금융사들은 왜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했는지 금융사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융사에 촘촘하게 적용되고 있는 규제가 금융 건전성을 높이고 금융사고 등 리스크를 줄이지만 반대로 금융사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원인이 되는 것은 단골 지적사항이다.

금융사에 엄격하게 적용되던 망분리는 지난 2013년 금융사 대규모 전산망 마비 사태로 도입됐지만 이후 10년간 금융사의 업무 비효율을 키웠다. 다른 산업군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는 금융권에서만 사용할 수 없었다. 자체 업무툴을 개발하느라 시간과 인력의 낭비는 불가피했다. 지난 8월 금융위의 망분리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올해 3·4분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에 전체 187건 가운데 132건이 전자금융과 보안에 몰린 것은 규제 완화를 그만큼 간절히 기다렸다는 의미다.

혁신은 규제를 풀겠다는 당국의 의지에 따라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25년 금융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는 '혁신금융'을 8번 과제가 아니라 '1번 과제'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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