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북어, 숙취 해소에 으뜸

2024. 11. 6. 18: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어느덧 2024년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송년회와 직장 회식까지 온통 술 약속이 가득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적당한 술은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와 소화 촉진 등 보약이 될 수 있지만 과음하면 독약이 될 수도 있다.

불가피하게 과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공복에 술을 마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식사할 시간이 없다면 미리 약간의 치즈나 견과류를 먹는 것이 위장에서의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좋다. 매일 마시는 술보다 며칠씩은 쉬어가며 조금씩 마시는 것이 건강한 음주법이다.

과음 후 숙취 해소에는 명태를 바짝 말린 북어가 좋은데, 명태의 이름은 참으로 다양하다. 갓 잡은 생것은 생태(生太), 얼린 것은 동태(凍太), 그냥 말린 것은 북어,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겨울에 눈바람을 맞혀가며 겨우내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여 말려 육질이 부드럽고 누런색을 띤 것은 황태(黃太)라 하고, 술안주로 많이 먹는 명태 새끼는 코다리라 불린다.

이 중에서 약으로 쓸 목적이나 구이와 찜용으로 인기가 있는 것은 황태로, 시장에서는 주로 이것이 가장 많이 팔린다. 명태는 함경도 명천(明川)지역에서 낚시를 하던 태씨(太氏)의 손에 잡힌 물고기다. 잡힌 장소와 잡은 이의 이름 글자를 하나씩 따서 만든 명칭이 '명태'이다.

명태살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이며 지방질이 거의 없다. 말리지 않은 보통 크기의 명태 1마리에는 단백질 20.3g, 칼슘 100mg, 철분 4.2mg, 인 202mg, 당질 0.9mg이 들어있으며 필수비타민도 여러 가지가 들어있다. 북어나 황태처럼 말리면 단백질 함량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난다.

또, 명태의 간유(肝油)에는 대구의 3배에 해당하는 비타민A가 들어 있으며, 인체의 세포 발육에 필요한 메티오닌과리신과 같은 아미노산도 함유하고 있다. 뇌의 영양소가 되는 '트립토판'이 풍부히 들어있어 건강식품으로는 이상적으로 평가된다. 명태 껍질에도 피부 건강에 좋은 콜라겐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명태는 기름기가 적고 육질이 담백하며, 성미가 달고 따뜻하여 소화 장애도 거의 없다. 노약자나 환자의 영양식으로 적합하여 여러 가지 요리 재료나 약용목적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음주 후의 숙취로 간에 무리가 왔을 때는 북어를 많이 이용해 왔다. 북어와 함께 숙취에 좋은 콩나물과 파, 그리고 두부를 넣고 푹 끓인 국물에는 음주 후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과 아스파라긴산을 비롯한 각종 성분 들이 많이 있다. 숙취 해소에 이상적인 음식인 셈이다.

민간에서는 주독(酒毒)의 해독뿐만 아니라 약독(藥毒)으로 인한 발진(發疹)이나 농약이나 공해로 인한 독소의 해독에도 황태를 푹 달여 마시면 좋은 해독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향후 전문가에 의한 실험검증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흔히 감기나 침을 맞고 몸살이 나타날 때도 북어국을 마시면 몸살 기운을 풀어준다고 하는데, 실제 북어는 따뜻한 성질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므로 몸살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북어 달인 물은 관절염을 비롯한 통증 질환에 진통 작용이 있고, 무를 충분히 넣고 달인 물을 오래 먹으면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최근 육류 생산에 있어 항생제나 호르몬제의 과다 투여의 위험성이 부각 되어 반사적으로 생선을 비롯한 수산물의 수요가 늘었다고 한다. 생선 중에서 황태는 비린내가 거의 없고 불포화지방의 함량이 적어 육류 대용식으로 추천할 만한 식품이다. 고추장을 살짝 발라 타지 않게 구운 황태구이의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나 황태찜의 구수하고 쫄깃한 맛은 결코 다른 육류의 맛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예로부터 제사와 고사, 전통 혼례 등 관혼상제(冠婚喪祭)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생선으로 여겨졌던 명태가 지구 온난화로 동해에서 씨가 말랐다고 한다. 걱정이 태산(泰山)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