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톱뉴스’ 오타니의 불행 중 다행… 팔꿈치 이어 어깨까지 수술, 내년 이도류 문제 없나

김태우 기자 2024. 11. 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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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구단은 6일(한국시간) “오늘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시리즈 당시 부분 파열된 어깨 관절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 지난 월드시리즈 2차전 당시 7회 도루를 시도하다 왼 어깨를 다친 오타니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내년 스프링트레이닝 참가는 문제가 없지만, 투구 복귀 프로그램에는 미세한 영향을 줄 수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 언론들은 6일 오후 내내 정규 방송을 축소하고 미국 대선 개표 현황에 촉각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 뉴스보다 더 큰 뉴스도 있었다. 톱에 오른 뉴스는 바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어깨 수술 소식이었다. 일본 내에서 올해 ‘오타니 광풍’이 분 만큼, 이 소식에 대해 방송사들도 분량을 확대 편성해 수술 소식과 전망을 다뤘다.

LA 다저스 구단은 6일(한국시간) “오늘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시리즈 당시 부분 파열된 어깨 관절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 수술은 LA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했다”면서 “그는(오타니)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열망 하나로 올 시즌을 버틴 오타니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바로 지난 10월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왼 어깨를 다친 것이다.

7회 상황이었다. 오타니는 7회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후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올 시즌 도루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던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들어 도루 시도가 많지 않았는데 타이밍을 잡은 듯 바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다리가 먼저 들어가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손이 바닥에 닿았고, 이 과정에서 왼 어깨에 충격이 가며 쓰러졌다.

당시 오타니는 큰 충격을 받은 듯했고, 검진 결과 부분적인 탈구 증상이 발견됐다. 오타니가 그대로 월드시리즈 일정을 종료할 수도 있는 대단히 아찔한 상황이었다. 2차전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그가 라인업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급한 불을 껐고, 실제 오타니는 28일 추가 검진을 받은 뒤 3차전 라인업에 들어왔다.

하지만 오타니는 당시에도 정상적인 모습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후 과감하게 도루 시도를 하지 못했고, 1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도 다친 왼 어깨를 의도적으로 접어 넣는 듯 어깨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3차전이 끝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깨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일단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부상이 크지 않다는 공식 발표를 내놨지만, 결국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던 것이 드러났다.

이미 월드시리즈 일정이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로 종료된 상황이다. 관심은 내년으로 쏠린다. 오타니는 2023년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2024년은 투수로 나서지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활약했다. 오타니는 그 와중에서도 159경기에 나가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 54홈런, 130타점, 59도루를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했다. 올해 내셔널리그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 올 시즌 선발 투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LA 다저스는 오타니가 반드시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서야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

타자만 해도 MVP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어쨌든 오타니의 진가는 투·타를 겸업할 때 나온다. 오타니는 올 시즌 중 투수로 등판하지는 않았으나 꾸준하게 불펜 피칭을 하며 재활 단계의 막바지까지 왔다. 이 상황에서 왼 어깨 수술이 다소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른 어깨를 다쳤다면 정말 큰일이지만, 일단 던지는 팔이 아닌 왼 어깨 수술이다. 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완전 파열 수준은 아니었던 만큼 아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좌타자에게 더 치명적인 부상은 오른 어깨라고 분석했다. 실제 내셔널리그 MVP 출신인 코디 벨린저가 오른 어깨를 다쳐 한동안 고생을 해야 했다. 오타니의 부상 부위는 왼 어깨 뒤쪽이다. 타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관측이다. 재활만 잘 된다면 문제 없이 내년 개막에 타자로 대기할 수 있다.

다만 왼 어깨 재활 기간 중에는 불펜 피칭 자체가 쉽지는 않다. 당분간은 왼 어깨를 고정하고 보호한 채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 기간에는 야구 활동 자체가 어렵다. 역시 왼 어깨를 다쳤던 이정후도 꽤 오랜 시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다.

이 때문에 오타니의 투구 프로그램이 밀린다면, 이는 스프링트레이닝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수술이 크지 않다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오타니의 투·타 겸업 복귀 일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오타니의 목표는 내년 개막부터 정상적으로 투·타 겸업을 하는 것이다. 다저스의 전력과도 연관이 있다.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과 부상 탓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진에 돈을 그렇게 쓰고, 또 그 수많은 유망주들을 보유하고도 정작 포스트시즌에는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지 못한 채 3명의 선발(잭 플래허티·워커 뷸러·야마모토 요시노부)로만 버티고 불펜 게임을 제법 많이 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다저스는 올해 선발 투수 영입보다는 오타니의 정상적인 복귀를 바라고 있다. 오타니가 정상적으로 돌아와야 다저스도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 수 있다. 내년부터는 투수를 하는 만큼, 이제는 부상 위험이 큰 도루 자제는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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