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한국계 첫 美 상원 입성… 오바마 키즈 ‘위대한 꿈’ 이뤘다 [2024 미국 대선]
뉴저지주 공화 바쇼 꺾고 당선
“한·미 관계 경제분야 증진 노력”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들어가
2018년 정계 입문… 하원의원 3선
의사당 난입 사태 때 청소로 주목
하원 영 김·스트리클런드 당선 유력
미국 대선과 5일(현지시간) 함께 치러진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이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최초의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의 탄생으로, 미국 동부지역 전체를 통틀어서도 아시아계로는 첫 연방 상원 진출이다.
AP통신은 이날 개표가 28% 정도 진행됐던 오후 8시3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쯤 김 의원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시 김 의원은 58%를 득표했고, 경쟁자인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는 44.3%에 그쳤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또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역사상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명 중 약 2000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고,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당선 소감 발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최초의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이 뉴저지주 체리힐의 한 호텔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후 아내 카미 라이, 두 아들 오스틴, 어거스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체리힐=연합뉴스 |
공정한 경선을 위해 투표용지를 바꾸자는 제안 또한 내놨다. 기존 투표용지는 지도부가 미는 후보를 제일 위에 배치했는데, 그는 소송까지 제기하며 기득권 혁파에 나섰다. 유력한 경쟁 후보였던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의 부인 태미 머피는 당 지도부의 지지까지 받았지만, 남편 후광 덕이라는 논란에 지지율 하락세를 겪다 지난 3월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결국 김 의원의 청렴하고 개혁적인 정치인 이미지에 당원들은 그를 택했고 한국계 최초로 연방 상원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다. 유년 시절을 뉴저지주에서 보낸 그는 소수 정예 교육기관인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 시카고대 정치학사,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석·박사를 거쳐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09년 국무부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젊은 정치인 발굴을 후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바마 키즈’로도 알려져 있는데, 시카고대 재학 시절 노숙인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며 당시 주 상원의원이었던 그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9∼2013년 국무부 외교담당관을 거쳐 2013∼2015년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내 이라크 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김 의원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20년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휩쓸고 간 의사당에 남아 새벽까지 혼자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AP통신에 포착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8월22일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연설을 하며 “어떻게 이런 나쁜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했다. 나는 쓰레기 봉지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의원 외에도 이번 선거에는 3명의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들이 출마했다. 공화당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45선거구)과 영 김 하원의원(40선거구)은 나란히 캘리포니아주 3선에 도전하며 민주당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은 워싱턴주(10선거구)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신에 따르면 영 김 의원과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 사위’로 알려진 공화당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민주당 후보인 안젤라 알소브룩스 프린스조지스 카운티 행정관에 패해 메릴랜드주 연방 상원의원직 도전에 실패했다.
이민경·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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