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 ‘붉은 신기루’는 없었다…트럼프, 초반부터 리드 끝 ‘싱겁게’ 승리
트럼프, 노스캐롤라이나 이어
2020년 민주당 지지했던 조지아서 승리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가져가며 당선 확정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선거일 전날인 4일(현지 시각)까지 초접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는 개표 내내 우위를 지키며, 직전 대선인 2020년과 달리 ‘쉽게’ 이겼다.
트럼프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 7개 경합 주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개표 내내 우위를 지켰고, 보수 언론사인 폭스 뉴스가 동부 시각 기준 6일 오전 1시 19분에 ‘펜실베이니아 승리’, 1시 45분에는 ‘위스콘신 승리’를 발표하며 선거인단 277명을 확보, 승리를 확정했다. 다만, AP통신은 폭스뉴스가 트럼프의 당선을 보도하고도 30분이 넘게 지난 오전 2시 24분에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을 뿐 당선 확정 전하지 않았다. 그러다 6일 오전 5시 34분이 돼서야 트럼프가 위스콘신에서도 승리했다며 트럼프가 당선 확정됐다고 전했다.
◇ ‘붉은 신기루’ 없이 개표 초반부터 트럼프 우세 이어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던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개표 때는 트럼프가 개표 초반 우세를 점했다가, 사전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트럼프는 7개 경합 주 중 한 곳인 조지아에서 개표가 이뤄진 직후를 제외하고 개표 내내 우위를 점했다.
우선 트럼프는 7개 경합 주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5일 오후 11시 18분)하면서 선거인단 230명을 확보하며 해리스(같은 시각 187명)를 앞섰다. 그리고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6일 오전 0시 58분에 조지아도 가져가면서 선거인단 247명을 확보, 해리스(같은 시각 210명)와의 격차를 벌렸다.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까지 가져갔을 당시 해리스 캠프의 분위기는 급격히 어두워졌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7개 경합 주 중 유일하게 승리했던 곳이다. 이에 노스캐롤라니아에서 트럼프가 승리했을 때까지 해리스 캠프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지지했던 조지아가 공화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자 해리스 캠프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뉴욕타임스(NYT)는 “CNN이 ‘오늘 밤은 2020년보다 2016년 같다’고 말한 이후 개표 방송 시청 파티에 참여한 이들은 TV 소리를 끄고 음악을 틀었다”며 “참여자들은 상당히 줄어들었고, 분위기는 심각하게 침울해졌다”고 전했다. 그리고 6일 0시 40분쯤 해리스 캠프의 개표 시청 파티는 끝났다.
여기다 조지아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1만1779표 차이로 패한 이후, 재검표를 요구한 ‘대선 불복’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조지아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에 대해 NYT는 “조지아주 탈환을 노렸던 트럼프는 이번 대선 유세 기간 조지아를 6번 이상 방문했고, 유권자들에게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보다 사전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고 분석했다.
◇ ‘최대 경합 주’ 펜실베이니아 가져가면서 당선 확정
트럼프는 최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다만, 미국 현지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크게 달랐다. 폭스뉴스는 동부 표준시 기준, 6일 오전 1시 19분에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고 타전했지만, AP통신은 6일 오전 2시 24분에야 펜실베이니아를 트럼프가 가져갔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를 가져간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해리스가 당선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고려된 결과다. CNN은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해리스가 블루월(Blue Wall,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와 선벨트(네바다·애리조나)에서 우세한 결과를 내놓으면 승리를 향한 길을 걸을 수 있지만, 펜실베이니아 없이는 갈 길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친(親)트럼프 언론사로 불리는 폭스뉴스가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보도하고, 연이어 위스콘신도 트럼프가 가져갔다고 보도하면서 트럼프는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 폭스뉴스가 트럼프의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보도한 직후 NYT는 “(해리스의 모교인) 하워드에서 해리스의 개표 시청 파티를 떠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에 졌을 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충격이나 깜짝 놀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눈 참석자 중 몇몇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해리스가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물론 이 즈음 NYT와 AP통신 역시 “투표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그리고 해당 보도가 나간지 3시간이 넘게 지난 6일 오전 5시 34분에 AP통신은 트럼프가 당선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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