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셀룰로오스 개발한 日 도쿄대 교수…"한국이 상용화 빠를수도"

도쿄(일본)=김성진 기자 2024. 11.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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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소재로 각광받는 나노셀룰로오스의 개발자 아키라 이소가이 동경대 교수가 자신은 국제특허를 등록할 마음이 없어 "한국도 마음껏 쓰라"며 "상용화는 한국이 더 빠를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소가이 교수는 "탄소섬유도 1960년대에 개발돼 초기에는 단가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비행기 소재로 쓰이고 광촉매나 카본 나노튜브도 개발 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활용이 부진하다"며 "신소재는 널리 쓰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나노셀룰로오스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기술을 개방한 만큼 각국에서 연구와 투자가 계속되면 언젠가는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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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아소가이 도교대 석좌교수가 나노셀룰로오스가 든 병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는 나노셀룰로오스의 개발자 아키라 이소가이 동경대 교수가 자신은 국제특허를 등록할 마음이 없어 "한국도 마음껏 쓰라"며 "상용화는 한국이 더 빠를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소가이 교수는 지난달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국제특허를 등록하지 않아 이미 미국, 핀란드, 중국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며 "나노셀루로오스가 더 널리 알려지고, 널리 쓰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개발은 동경대가 했지만 상용화는 LG디스플레이가 빨랐다며 나노셀룰로오스의 상용화도 한국이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자동차, 방산, 식료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받는 소재다.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를 나노미터 단위로 쪼갠 미세한 섬유 여러개를 사슬처럼 결합해 만든다. 그러면 특유의 고분자 구조 때문에 강도가 강철의 5배이고, 평상시에는 고체지만 움직이게 하면 액체로 변하며, 투명하지만 산소가 투과하지 않는 특성을 갖게 된다. 플라스틱보다 단단하지만 나무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매립 시 생분해되고 열에도 강하다.

활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사실상 플라스틱을 전부 대체할 수 있고 방탄복이나 방검복으로도 만들 수 있다. 산소가 통과를 못하기 때문에 우유팩이나 약 포장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른용 기저귀나 볼펜 잉크, 심지어 식재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일본에는 나노셀룰로오스로 앙꼬(팥소)의 식감을 높인 초고급 단팥빵이 있다.

이소가이 교수는 타이어 소재로의 활용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타이어는 내열성과 내마모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에 석유 찌꺼기인 '카본블랙'을 혼합한다. 카본블랙은 주행 중 조금씩 닳아 분재가 공기 중에 돌아다녀 사람의 폐 건강과 환경을 해친다. 이소가이 교수는 "카본블랙을 대체할 수 있다면 (나노셀룰로오스는 염색이 가능해) 앞으로는 분홍색, 초록색 타이어도 볼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생산량이 많지 않다. 이에 현재 가격은 1kg당 약 1만엔(10만원)으로 플라스틱의 대체재 등으로 널리 사용하기에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이에 활용가능성은 크지만 고급 자동차 등의 소재 정도로 쓰이고 있다.

이소가이 교수는 한국에서 나노셀룰로오스의 생산량을 늘리고 단가를 낮추는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미 한솔, 무림, 태림 등 한국의 주요 제지사들이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 연구계가 '나노포럼'을 발족해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국내에는 정부 지원이 일본보다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소가이 교수는 "탄소섬유도 1960년대에 개발돼 초기에는 단가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비행기 소재로 쓰이고 광촉매나 카본 나노튜브도 개발 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활용이 부진하다"며 "신소재는 널리 쓰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나노셀룰로오스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기술을 개방한 만큼 각국에서 연구와 투자가 계속되면 언젠가는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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