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도 따고 불멍도 하고 행복한 ‘촌캉스’” 홍성 ‘농가민박’ 대박

송인걸 기자 2024. 11.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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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은 태어나서 처음 해봤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준수(52·경기 안양시)씨는 친구 가족과 함께 지난주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 이동마을로 촌캉스를 다녀왔다.

그는 "마을을 찾은 촌캉스객들은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자리 잡은 마을의 정갈한 풍경과 때 묻지 않은 주민들의 정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 촌캉스가 정겨운 것은 주민들의 바람을 손 교수와 지역관광추진조직이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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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갈산면 이동마을 농가민박 ‘대박’
촌캉스객들이 홍성군 이동마을에서 마을길을 산책하고 있다. 손선미 청운대 교수 제공

“불멍은 태어나서 처음 해봤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준수(52·경기 안양시)씨는 친구 가족과 함께 지난주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 이동마을로 촌캉스를 다녀왔다. 서울이 고향인 이씨는 6일 “한적한 숙소 마당에서 나뭇가지를 꺾어 불을 피울 때 아이가 된 것 같았다. 마을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과 주민분들의 따뜻한 인심을 느끼며 행복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홍성 이동마을의 농가민박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손선미 청운대 교수와 홍성 지역관광추진조직(DMO, 단장 김영준)이 지난해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한 뒤 올해 새롭게 추진했다.

주민들과 지역관광추진조직은 촌캉스를 위해 마을 안쪽 빈집 한 채를 손봐 민박 숙소를 마련하고 지난 9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12차례에 걸쳐 회당(1박2일) 2~5명씩 모두 50명의 도시민을 모집했는데 곧바로 신청을 마감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동마을을 찾은 촌캉스객들이 국화꽃길을 따라 걷고 있다. 손선미 청운대 교수 제공

손선미 교수는 “이동마을은 평평한 지형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사이를 와룡천이 흐르는 고즈넉한 시골이다. 이 마을 촌캉스는 도시민이 일 바지를 입고 꽃단장한 마을길을 산책하다 고구마와 땅콩 캐고, 감 따며 시골 정취를 느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을을 찾은 촌캉스객들은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자리 잡은 마을의 정갈한 풍경과 때 묻지 않은 주민들의 정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 촌캉스가 정겨운 것은 주민들의 바람을 손 교수와 지역관광추진조직이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마을가꾸기를 시작하면서 시설 중심의 개발과 급격한 변화 대신 소소한 마을 분위기를 거스르지 않고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경관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마을 주민 간 화합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동마을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에 나서 꽃길을 만들고 있다. 손선미 교수 제공

마을가꾸기 사업은 당연히 30여호 50여 주민이 주체가 됐다. 이들은 ‘와룡천 꽃마을 조성’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마을 길을 청소한 뒤 꽃길을 만들었다. 꽃길은 가꾼 지 두 해 만에 와룡천 산책길의 볼거리가 됐고, 촌캉스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꽃다발이 됐다.

이동마을 촌캉스의 중심인 민박집과 주변 풍경. 홍성군 제공

지난 주말 아침, 촌캉스객들은 무척 쾌청한 하늘을 배경으로 맑은 햇살을 받으며 와룡천을 따라 소방서 앞길을 산책하고 땅콩을 캤다. 손 교수는 “볼수록 아늑하고 예쁜 마을이다. 계속 아름답게 꾸며 농촌의 일상을 관광 자원화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종섭 이장은 “손 교수가 우리 마을 출신이기도 해 동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주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계속할 작정”이라며 “마을에 방문객, 낚시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이 마을의 새 고민이 됐다. 많은 분들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방문객들께서 마음을 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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