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투자포럼] “인구 감소 시대에도 기회는 있다… 트럼프發 불확실성엔 대비해야”
인구 절벽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인구 감소에 따른 투자 흐름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선비즈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을 개최하고 국내외 경제 전문가의 혜안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글로벌 경제·투자포럼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조선비즈의 경제 전문 포럼이다. 매년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아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이사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날 행사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업 관계자와 대학생·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청중 300여명은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의 투자 조언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 수출 비중 높은 제조업 주목… 美 AI 사이클 투자도 추천
기조강연의 포문을 연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현재를 ‘불안의 시대(Age of Anxiety)’라고 정의하며 같은 시각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부크홀츠 전 위원은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통화·재정 정책을 정상화하고 자유무역 시스템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좋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낙관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특정 산업의 부진에 주목하기보다는 문화 콘텐츠 등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보라고 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는 “내수 소비 중심의 투자 전략은 막을 내리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 시대에도 제조업 기반, 수출 가능성이 있는 소비재에서는 여전히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맥락에서 김 대표는 음식료·조선·일반기계·의류·화장품 등을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세 번째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생산성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미국 인공지능(AI) 사이클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 증시가 2022년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보면 연초 대비 20% 올랐다”며 “2027년 12월에 1만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오전 세션은 박형곤 딜로이트 컨설팅 파트너를 좌장으로 부크홀츠 전 위원과 김태엽 대표가 참여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미 대선 이후 나타날 일시적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AI 사이클과 관련해선 소프트웨어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에너지·전력설비 산업 쪽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 부동산·금융·제약 등 ‘인구 절벽’ 위기에도 찾아보는 기회
오후 세션에서는 인구 감소 시대의 새로운 사업 기회, 부동산 시장 전략, 금융시장 변화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오전 패널토의 좌장에 이어 오후 강연까지 맡은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AI와 IT 솔루션, 노령 인구 재교육 관련 산업 등 인구 노령화에 생산성을 대체할 수단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 파트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향후 소비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로 소비 규모가 감소하면서 미래 대비형 소비 특성이 대두하고, 주거·에너지 등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또 노동력의 고령화로 기업 생산성이 둔화하면서 기술 인력에 대한 채용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강병호 네이버웹툰 데이터옵스 팀장은 “인구가 줄어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주택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짚었다. 그는 “AI 관련 부동산은 판교·분당·수원 등에 있다”며 “잘 되고 있거나 잘될 것 같은 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 인근 아파트 가격 또한 움직일 전망”이라고 했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투자자가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접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상식’으로 판단해 쏠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곧 달러 강세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면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엔 달러 약세, 높은 관세, 무역협상 등 3가지가 있는데, 트럼프 1기 때 이를 유연하게 적용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105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고 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 즉, 의료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노화 연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해선 역(逆)노화 관련 산업이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둘 만한 의약품으로 비만과 당뇨 치료제를 제시했다.
☞ ‘2024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내빈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근익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장 ▲김재민 한앤컴퍼니 부사장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이사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이승호 삼일PwC 금융부문 대표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손재호 딜로이트 안진 성장전략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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