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 관세전쟁 예고… 韓 수출 타격 불가피

김남희 기자 2024. 11.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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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정부가 구성되면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트럼프 1기' 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주도하는 한국 경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으킬 관세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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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국가에 10%, 중국은 60% 관세”
대외경제硏 “관세 부과 시 수출액 63조 감소”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정부가 구성되면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트럼프 1기’ 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주도하는 한국 경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으킬 관세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 부과로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모든 국가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최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은 한국을 비롯해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들로 넓어질 수 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5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투표를 한 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AFP 연합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낸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도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약 63조원) 감소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67%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트럼프가 역대 최대 규모인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빌미로 압력을 가하거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5대 수출 품목(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석유제품·철강)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 트럼프 정부가 조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폐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없애고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만약 칩스법이 폐지되면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한국 경제와 기업에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때보다 더 큰 적개심을 드러내며 사실상 모든 미·중 무역 관계를 끊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복합적이고 다각적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과 경쟁 관계인 한국의 철강, 알루미늄 등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출 감소는 한국 기업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을 배제시키려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면 한국 수출 산업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지 못한 물량을 한국이나 다른 시장으로 저가에 밀어내면 한국 기업은 출혈 경쟁을 해야 한다.

미국에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대중 관세 정책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 최소 1800억원을 기부한 머스크에게 주요 연방 규제기관을 관할하는 ‘정부효율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가 시진핑 정권과 밀월 관계를 이어가는 만큼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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