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토큰화 앞서가는 싱가포르, 비결은 민관 협력 [엠블록레터]

김용영 엠블록컴퍼니 기자(yykim@m-block.io) 2024. 11.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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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록레터] 블록체인 기술, 가상자산 업계에서 최근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트렌드는 실물 자산 토큰화(RWA)입니다. 최근 비단이라는 브랜드로 공식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도 디지털 금 거래 플랫폼인 센골드를 인수해 RWA 거래소로 시작하고 있죠. 특히 RWA는 기존 자산의 토큰화라는 개념 때문에 전통 금융권들까지도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물 자산의 토큰화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 규제가 완벽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RWA가 활성화되려면 규제 당국과의 협력이 필수인데요. 반대로 규제가 잘 조율되지 않으면 RWA, 그리고 다음 버전으로 평가받는 토큰증권발행(STO)까지도 활성화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례는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에서는 프로젝트 가디언이라는 토큰 자산화 프로젝트를 지난 2022년부터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6일부터 열리는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도 주요 내용이 공개될 예정인데요. 내용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가디언이란?
프로젝트 가디언은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주도하는 디지털 금융 혁신 프로젝트입니다. 자산 토큰화(RWA)와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를 활용함으로써 금융 시장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2022년 시작됐으며 JP모건, HSBC, 스탠다드차타드, 시티그룹, DBS 은행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RWA, 디파이입니다. RWA로는 부동산, 채권, 예술품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함으로써 거래 용이성을 높여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투자 기회를 확대합니다. 디파이로는 기존 자산 거래의 비효율성을 보완함으로써 자산 유통 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프로젝트 가디언 진행 상황
프로젝트 가디언은 지난 2022년 11월 JP모건, DBS은행 등이 싱가포르와 일본 국채를 토큰화해 거래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실험과 검증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 피델리티 등은 양방행 가상자산 거래의 실시간 보고, 분석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앤트그룹은 전세계 유동성 관리를 수행하는 재무관리 솔루션 개발에 프로젝트 가디언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프랭클린 템플턴은 머니마켓펀드(MMF)의 토큰화, 뉴욕 멜론은행과 싱가포르 화교 은행은 국경간 외환 결제 솔루션의 개발 등을 진행 중입니다.

이같은 실험과 검증을 추진하기 위해 MAS는 규제 적용과 위험 관리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가디언 픽스드 인컴 프레임워크(GFIF), 가디언 펀드 프레임워크(GFF)로 각각 채권 토큰화, 펀드 토큰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RWA, 디파이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넷을 운영하고 있으며 CBDC 결제를 포함시켜 전체 거래 흐름을 구축해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토큰화된 채권, 국채와 같은 자산들을 CBDC로 쉽고 편하면서도 안전하고 투명하게 거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시사점
기존 금융과 무관하게 등장한 새로운 시장인 가상자산은 금융 규제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은행의 실명계좌를 매개체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감독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장에는 새로운 규제가 좀 더 적합한 것이죠.

하지만 기존 금융과 블록체인, 가상자산의 융합인 RWA, STO는 문제가 더 복잡합니다. 기존 금융권의 실물 자산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기존 규제도 적용돼야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발행, 유통 구조를 이용하기 때문에 유연한 적용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규제 당국과 실제 수행하는 회사나 주체들이 한 테이블에 모여 논의하는 것이 필수적이죠. 이를 가장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싱가포르의 프로젝트 가디언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도 조각투자에 이어 토큰증권까지 RWA와 STO가 구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가디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민, 관의 긴밀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 기관과 관련 회사들의 활발한 소통과 토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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