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총알받이라도 하겠다는 '시니어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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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군병력을 늘리기 위해 복무기간을 연장하는 군인에게 현금 수천만 원을 보너스로 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호주 국방부의 '2024 국방인력계획'은 의무 복무기간 4년이 끝나는 군인이 복무기간을 3년 더 연장하면 5만 호주달러(약 4천500만원)의 보너스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국방 인건비를 연 6억 호주달러(약 5천500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담았다.
병력자원 부족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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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재석 기자 = 호주가 군병력을 늘리기 위해 복무기간을 연장하는 군인에게 현금 수천만 원을 보너스로 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호주 국방부의 '2024 국방인력계획'은 의무 복무기간 4년이 끝나는 군인이 복무기간을 3년 더 연장하면 5만 호주달러(약 4천500만원)의 보너스를 일시불로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국방 인건비를 연 6억 호주달러(약 5천500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제도는 지난해 처음 시범 시행됐는데 대상자의 약 80%인 3천100명이 전역 대신 복무 연장을 선택했다고 한다. 호주는 이 제도를 통해 현재 5만명대 수준인 군병력을 2024년까지 10만명대로 늘릴 계획이다. 모병제로 운영되는 호주군은 군 복무 희망자가 계속 줄어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력자원 부족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는 특히 심각하다. 현역 자원의 감소로 지난 5년간 총병력이 약 62만명에서 50만명으로 줄었다. 출산율 저하로 2035년부터는 현역 자원이 매년 2만명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지도 오래다. 병력이 줄수록 군 간부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초급 간부의 충원도 쉽지 않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 중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조기 전역하는 장교가 늘고 부사관도 새로 입대하는 하사보다 전역하는 부사관이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다 보니 주로 부사관이 맡는 K9 자주포 조종수마저 모자라 배치된 자주포들을 모두 운용하지 못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장노년층으로 구성된 '시니어 아미(Senior Army)'의 군사훈련 소식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시니어 아미는 국가 위기 시 참전을 목표로 나이나 성별 조건 없이 병력을 모집해 훈련하는 순수 민간 조직이다. 그동안 일부 회원들이 수도권 지역방위사단에서 훈련한 적이 있지만 올해 처음으로 4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동시 훈련이 이뤄졌다고 한다. 지원한 여성 시니어 아미들도 훈련에는 예외가 없었다. 84세나 된 참가자도 있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이 '젊은 노인들'이 내뿜는 각오는 숙연하기까지 하다. 5일 충북 괴산에서 진행된 훈련에 지원한 68세 참가자는 "병력 규모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해 걱정"이라며 "이제는 몸이 약해졌지만, 전쟁이 나면 젊은 군인들을 대신해 총알받이라도 되겠다는 심정으로 훈련에 자원했다"고 했다.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부족 사태의 해법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 중의 하나다. 그동안 복무기간 연장, 모병제 전환, 여성 징병제 도입 등등 여러 주장이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자칫 계층이나 젠더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성 때문에 사회적 논의의 진전이 없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이 지난 9월 한 포럼에서 군 복무 경험이 있는 50·60대를 군 경계 업무에 투입하는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일명 '5060 경계병' 법안을 예고까지 해 잠시 논란이 일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병력 절벽은 우리 눈앞에 닥친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하루빨리 뇌관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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