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실리콘밸리 성공 열쇠는…명확한 운영 철학"
美 진출 원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 참석
명확한 철학과 BM 갖추는 게 美 진출 열쇠
성공한 창업가가 후배 이끌어…소통 중요
[실리콘밸리=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공룡과 유니콘이 즐비한 ‘혁신의 산실’이자 ‘스타트업의 성지’. 바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일컫는 수식어다. 이곳에서는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설명(IR) 피칭, 네트워킹 등 각종 이벤트가 하루꼴로 열리는 것도 모자란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카페 앞 노상에서도 벤처캐피털(VC) 투자 심사역들과 창업가들이 뒤섞여 열띤 토론을 펼치는 광경이 흔하다.
지난 5일(현지시각)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주황 벽돌 건물의 한 사무실에 오전부터 50여 명의 한국인들이 몰려들었다. 이날은 500글로벌 매니지먼트 코리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2024 윈터 파운더 리트릿’ 행사가 열린 날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펼치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창업가들은 선배 창업가로부터 미국 진출을 위한 조언을 귀담아듣는가 하면, 현지 관계자들과의 대화에 대비한 영어 1분 스피치 연습에 몰두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에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했다. 일례로 △IBK창공 실리콘밸리(픽스업, 네이션에이, 대닛) △아산나눔재단(허드슨에이아이, 베슬에이아이, 메디에이아이플러스) △서울경제진흥원(SBA)(오비클바이오, 카드몬스터, 에어빌리티, 빌릭스, 토글캠퍼스, 아이이에스지) △오렌지플래닛(파프리카데이터랩, 소서릭스코리아, 앳) 관계자들이 포트폴리오사와 함께 참석했다.
그는 이날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투자자와 시장을 설득하는 방법과 대표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등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우선 그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사업을 구상했는지 △어떤 테크 사이클에서 어떻게 비즈니스 플레이를 할 것인지 △회사의 기술이 창업가에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철학과 스킬을 갖춰야 한다”며 “일례로 (나의 경우) 유아이플로우를 매각하고 다음 행보를 고민할 때 한국인 창업가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처음부터 인수·합병(M&A)을 목표로 삼지 말라고 강조했다. 회사를 매각하는 데 중점을 두고 경영하기보다는 ‘빅샷(Big shot·거물)’이 되기를 지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그는 회사를 경영할 때는 일반적으로 창업가들이 본보기로 삼는 성공한 창업가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이곳은 이상을 좇는 곳”이라며 “이런 분위기일수록 더 차분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이성적이고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지인과 같은 애매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예컨대 실리콘밸리 사회에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문화가 만연하다. 이는 성공한 선배 창업가들이 이제 막 꿈을 키우는 후배 창업가들을 대가 없이 돕는 정신을 의미한다. 그렇게 도움받은 후배가 성공하면 또 다른 후배를 육성하고 돕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국내 다수 창업자가 인공지능(AI) 기반 비즈니스에 몰두하고 있는 만큼, 관련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대기업, 엔터프라이즈 기업 등에 대항해 AI 섹터에서 스타트업이 유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라며 “구체적으로 오픈AI와 같은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에 제공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되, 특별한 데이터를 모아 경쟁력을 키우면 좋다”고 말했다.
한편, 500글로벌은 전 세계 30개 이상의 펀드와 약 3조원의 운용규모(AUM)를 보유한 글로벌 멀티스테이지 VC다. 북미뿐 아니라 중동,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동유럽 등 세계 각지 거점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회사는 80개 이상 국가에서 300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해 35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발굴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5년 첫 펀드를 설립하면서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세 번째 한국 펀드를 결성했다. 현재 각 지역 펀드와 협업해 국내 초기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투자와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국내 7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 △핀다 △피플펀드 △스푼라디오 △H2O호스피탈리티 등이 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영화 '공공의적' 모티브된 최악의 존속살해[그해 오늘]
- ‘4분의 기적’ 버스서 심정지로 고꾸라진 男, 대학생들이 살렸다
- "술만 마시면 돌변..폭력 남편 피해 아이들과 도망친 게 범죄인가요"
- "임영웅과 얘기하는 꿈꿔...20억 복권 당첨으로 고민 해결"
- '공룡 美남' 돌아온 김우빈, 황금비율 시계는[누구템]
- 경찰, 오늘 '마약 투약 혐의' 유아인에 구속영장 신청
- 2차전지 미련 못 버리는 개미군단 '포퓨'로 진격…포스코그룹株 주가는 글쎄
- '최고 158km' 안우진, 6이닝 2실점 역투...키움, 3연패 탈출
- "보증금, 집주인 아닌 제3기관에 묶는다고"…뿔난 임대인들
- 상간소송 당하자 "성관계 영상 유포하겠다" 협박한 20대 여성[사랑과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