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에이치엔, '친환경→소재' 광폭행보 나선 이유
3Q 그룹서 유일한 흑자…유증 2000억 투입
이동채 "기술 초격차로 소재 강국 이끈다"
친환경 솔루션 기업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소재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충북 초평사업장을 준공해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생산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고, 이를 기반으로 2028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이는 전기차 캐즘 여파에 실적이 악화한 그룹 차원에서의 사업 개편으로 읽힌다.
"소재 국산화,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
에코프로에이치엔은 6일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초평사업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한 후 1년 반 만의 완공이다. 대지면적 약 5만㎡ 규모, 약 1300억원이 투입된 초평사업장은 △도가니 생산동 △도펀트 생산동 △자동화 창고 △사무동 등으로 구성됐다.
준공식에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을 비롯해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김종섭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 송기섭 진천군수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에코프로는 충북 진천에서 그룹 모태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제2의 창업을 선언, 친환경 사업을 넘어 이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강국 실현을 위해 신성장 사업을 시작한다"며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목표한 2028년 매출 1조원 달성의 상당 부분을 초평사업장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초평사업장에서 생산할 대표 아이템은 '도가니*'다. 도가니는 통상 3~4회를 사용하면 폐기해야 하는 점이 문제로 지목돼왔다. 이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장수명 도가니' 개발에 착수했다. 생산에 성공하면 제조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동채 전 회장의 주문이기도 했다.
*양극재를 담는 용기인 도가니는 700℃ 이상 고온과 열충격을 견뎌내야 한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이러한 도가니를 주로 중국서 수입해 사용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장수명 도가니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지난해 7월 최대 10회 사용이 가능한 도가니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샘플 양산 중이며, 내년부터 초평사업장에서 본격 생산에 나선다. 향후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은 물론 국내 다양한 양극재 기업을 대상으로 고객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차전지 수명을 늘리는 첨가제 '도펀트' 생산도 본격화한다. 도펀트는 입자가 작을수록 양극재에 고르게 코팅할 수 있다. 나노 입자는 잘 뭉치는 특성이 있어 입자를 뭉치지 않게 분산시키는 기술이 핵심이다.
국내 도펀트 시장은 연간 500톤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기술의 한계로 인해 전량 중국 및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최적의 나노 입자 합성 및 분산 기술을 적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신소재 및 환경관련 아이템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로 총 2002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신사업에 투입된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소재 사업 관련 설비 투자가 우선순위로 꼽힌다. 내년부터 차세대 반도체 공정 소재 샘플 테스트와 준양산 라인 구축에 본격 나선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이 강점을 지닌 온실가스 사업 투자도 이어진다. 반도체 생산 공정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차세대 촉매인 허니컴 촉매(벌집 형태의 촉매) 생산 설비를 구축, 차세대 흡착소재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올 3분기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 속 유일한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수준이지만, 지주사 및 타 가족사 모두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신사업 공격 투자에 나선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내년부터 신제품 매출을 본격화, 전사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종섭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는 "기존 환경 산업의 고도화와 이차전지 소재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유상증자 재원을 바탕으로 2028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주사 에코프로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088억원을 기록했고, 양극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손실 412억원을 내며 두 회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전구체 생산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영업손실 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460% 악화했다. 캐즘 및 메탈가 하락에 침체 된 업황 탓이 컸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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