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은 이래야지" … 타스만, 선입견을 깼다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2024. 11. 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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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기아 첫 픽업트럭 '타스만'
동급 최대 700㎏ 실을 수 있고
호주·중동 오프로드 주행 점검
내년 상반기 국내외 시장 공략
차로 유지·충돌방지 보조시스템
최신 인포테인먼트 갖춰 차별화
뒤로 기울이기 힘든 2열 시트에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적용
힘세면 불편하다는 편견도 없애

기아가 '픽업트럭' 시장에 발을 들인다. 미국 브랜드와 일부 일본 브랜드의 아성이 워낙 견고해 진입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기아는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픽업트럭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전략을 선보였다. 짐이 아닌 운전자가 중심이 되는 상품 구성이다.

기아는 지난달 29일 창사 이래 최초로 정통 픽업인 '더 기아 타스만(The Kia Tasman)'을 공개했다. 타스만은 전장 5410㎜, 전폭 1930㎜로 픽업 가운데 중간 크기인 미드사이즈 덩치를 가졌다. GM의 콜로라도, 포드의 레인저 등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타스만의 제원 역시 경쟁 제품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다. 타스만에 탑재된 가솔린 2.5 터보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는 최고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f·m를 확보했다.

오프로드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픽업 특성상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보디 온 프레임'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이에 더해 4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샌드·머드·스노우 등 터레인 모드를 갖추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노면을 판단해 적합한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

엔진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기구를 차량 전면부가 아닌 측면 펜더 내부 상단에 도입해 800㎜ 깊이 물을 시속 7㎞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도하 성능을 확보했으며 냉각 개구부를 확대하고 고성능 냉각 팬을 적용해 최대출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해도 엔진에 무리가 없도록 만들었다. 이 같은 배려로 트레일러, 요트 등 최대 3500㎏까지 견인할 수 있는 토잉(towing) 성능을 발휘한다.

기아 관계자는 "주행 상품성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4년이 넘는 동안 오프로드 특화 성능, 내구성, R&H(Ride & Handling), 트레일링 안정성, 도하 등 1777종의 시험을 1만8000회 이상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적재 공간 역시 충분하다. 짐을 싣는 베드의 크기는 길이 1512㎜, 너비 1572㎜(휠 하우스 부분 1186㎜), 높이 540㎜다. 동급 최대 수준인 약 1173ℓ 공간에 최대 700㎏ 무게의 짐을 적재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개발한 만큼 한국 표준 팰릿(1100×1100㎜)도 수납 가능하다. 이 밖에 △고정 고리 △화물 고정 레일·클릿 △적재 공간 손상을 방지해주는 전면·측면 베드 라이너 △후방 카메라를 활용해 시야를 제공하는 디지털 센터 미러 △베드 측면 조명 △220V 인버터 등을 아낌없이 도입해 작업 효율성과 여가 활용성을 높였다.

타스만의 진정한 차별점은 외관 디자인과 실내의 다양한 편의 장비들이다. 외관 디자인은 거대한 그릴과 헤드램프, 크롬 재질의 광범위한 사용 등이 특징인 여타 픽업과 사뭇 다르다.

헤드라이트는 전면부 양쪽 모퉁이에 수직 형태로 크지 않게 배치됐다. 검정색으로 마감한 라디에이터 그릴도 크기가 적당하다. 라이벌 픽업들의 특징인 남성성을 배제한 듯한 만듦새여서 신선하고 독창적이다. 후드 상단에는 검정색 가니시가 큼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아의 디자인 요소인 타이거 페이스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실내에는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이 역시 '진흙이 묻은 장갑 낀 손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플라스틱 버튼'을 내세우는 라이벌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최신 커넥티비티 경험을 선사한다. 앰비언트 라이트가 탑재됐으며 동승석 크래시패드 상단에 수납함을 설치하고 폴딩할 수 있는 콘솔 테이블도 제공한다.

2열에는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최고 수준의 레그·헤드·숄더룸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바짝 서 있는 경쟁 차량들의 2열 시트보다 탑승자를 배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열에는 도어를 최대 80도까지 열 수 있는 '와이드 오픈 힌지'와 시트를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29ℓ 대용량 트레이로 적재 경쟁력도 확보했다.

기아의 자랑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장착됐다. 기아는 타스만에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기능 등을 집어넣어 기존 픽업들과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타스만은 튼튼하고 힘이 세면 운전자의 불편함은 참아야 한다는 개발 철학을 가진 기존 픽업과 달리 기본적인 기능은 하면서도 운전자의 편의성을 대폭 높인 상품이다. 험지에 특별한 목적으로나 사용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장르에 운전이 쉽고 승차감이 편안한 최초의 도심형 SUV 스포티지를 도입해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꿨을 때와 동일한 전략으로 보인다.

기아는 타스만을 내년 상반기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가 선택한 전략의 성공 여부도 그때가 되면 확인할 수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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