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백신 강자 유바이오로직스, 新엔진 장티푸스 백신도 예열

정기종 기자 2024. 11. 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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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장티푸스 백신 수출용 허가 신청…WHO-PQ 인증 등 거쳐 2026년 출시 목표
유일한 5가 수막구균 백신 2·3상도 승인…또 한번의 독점적 지위 청신호
'매출 비중 95%' 콜레라 백신 의존도 탈피 및 프리미엄 백신 개발 재원 확보


유바이오로직스가 신규 품목 가세를 통한 제품군 확대에 시동을 건다. 이 회사는 세계 유일의 콜레라 백신 공공 조달시장 공급자 지위를 앞세워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콜레라 백신이 사실상 매출을 전담하고 있다. 이에 허가 절차에 돌입한 장티푸스 백신과 후기 임상 단계 수막구균 백신 등은 향후 실적 신규 동력이 될 전망이다.

6일 유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장티푸스 예방 백신 '유티프-씨주멀티도즈'의 수출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식약처 허가 이후 공공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조건인 세계보건기구(WHO)-PQ(사전 적격평가) 인증과 제조시설 실사가 완료되면 진출이 가능해진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를 주요 납품처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납품 중이다. 2016년 납품을 시작한 이래 유일한 경쟁자였던 인도 샨타바이오테크가 2022년 생산을 중단하면서 전세계 유일한 조달시장 공급자 지위를 굳힌 상태다. 이에 유바이오로직스는 꾸준한 실적 우상향을 기록해 왔다. 공공조달 백신의 경우 개발도상국에 필수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 특성상 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지만, 독자적 지위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285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694억원까지 커졌고, 3년 연속 이어지던 적자 역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 기후 변화와 지역 분쟁에 따른 환경 악화 속 콜레라 발병률이 대폭 증가하면서 반사이익까지 얻었다. 3분기 WHO 발주량 증가에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에 실적 발표 이후 하루 만에 27% 이상 급등하는 등 주가 역시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유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높은 콜레라 백신 매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94.9%가 콜레라 백신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독점적 지위를 유지 중이지만, 지난 8월 인도 바라트 바이오텍이 새로운 경구 콜레라 백신 '힐콜'의 현지 승인을 획득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WHO-PQ 등의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2027년부턴 경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도 장티푸스 백신을 필두로 후속 제품 개발에 힘을 실어왔다. 콜레라 백신 경쟁 구도가 임박하는 2026년 장티푸스 백신을 출시한 후 수막구균 백신을 최대 2년 내 출시해 총 3개 매출 품목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조달시장 규모는 각각 800억원,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6월 아프리카 임상 2·3상을 승인 받은 수막구균의 백신은 현재 공공 조달시장에 부재 중인 5가 백신으로 개발 중이다. 또 한번의 독점적 지위 확보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에 빌게츠재단과 라이드재단이 개발비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장티푸스 백신의 경우 이미 2개 경쟁사가 존재하는 만큼, 민간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확대된 매출원은 회사 수익성 강화 동력이 될 프리미엄(바이러스) 백신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현재 나란히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대상포진 백신이 대표적 품목이다. 앞선 3종의 백신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세균으로 전염돼 공공조달 시장에 특화됐다면, 바이러스 질환 특성상 선진 민간시장까지 공략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가격 역시 국내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을 기준으로 1회 최소 10만원을 넘어 수익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1상 결과를 기반으로 미국 지사를 통한 자체 글로벌 임상 또는 기술수출을 저울질 한다는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3종의 공공시장 조달 백신 매출 반영이 본격화 되는 2028년 매출액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탄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기반으로 바이러스성 프리미엄 백신을 비롯해 향후 알츠하이머 백신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 동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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