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 최정의 역사는 인천에서 계속된다…SSG와 4년 총액 110억원 FA 계약
‘기록의 사나이’ 최정(37)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새 역사를 쓰며 SSG에 잔류했다.
SSG는 6일 “최정과 4년 총액 110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80억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FA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2014시즌 종료 후 처음 FA 자격을 얻었던 최정은 당시 SK(현 SSG)와 4년 86억원에 계약했고, 2018시즌이 끝난 뒤엔 6년 106억원에 서명하며 인천에 남았다.
앞서 두 번의 FA에서 총액 192억원을 기록했던 최정은 세 번째 FA에서 누적 총액 302억원을 찍었다. 양의지(두산)가 두 번의 FA 계약(2019년 NC와 4년 125억원, 2023년 두산과 6년 152억원)을 하며 세운 277억원을 크게 앞지른 최고 기록이다.
SSG는 30대 후반인 최정에게 앞서 두 번의 FA보다 큰 금액을 보장했다. 변치 않는 기량과 상징성, 베테랑으로서 가치가 두루 반영됐다. 최정은 올해 129경기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을 기록하며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양측은 정규시즌 종료 후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꾸렸다. SSG는 조그마한 변수라도 만들지 않으려고 FA 시장이 열리기 전, 최정과의 계약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협상 초기부터 4년 총액 100억원대 이상 계약안을 제시했다. 선수 측도 구단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큰 틀에선 일찌감치 합의를 이뤘다. 협상 내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세부 사항을 조율했고, FA 개장 첫날 도장을 찍었다.
SSG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년간 팀 타선의 핵심으로 공격을 이끌어줄 선수”라며 “2028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구단과 함께 청라시대를 열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정은 “계약을 잘 마무리한 만큼 최선을 다해 팀과 개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조이겠다“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정은 SSG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2005년 SK(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사직 롯데전에선 통산 468번째 아치를 그려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기록(467개)을 뛰어넘어 누적 홈런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좋은 수비수이기도 한 최정은 긴 시간 붙박이 3루수로 활약하며 8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최정 랜더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상징성이 큰 선수다. 구단을 향한 최정의 애정도 깊다. 최정은 앞서 두 차례 FA에서 모두 잔류를 택했다. 처음 FA 권리를 행사할 땐 해외 진출을 고민했지만, 결국 팀에 남았다. 2018시즌이 끝난 뒤에도 최정의 선택은 잔류였다. 최정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두 번의 FA 기간 꾸준하게 강했다. 1253경기 타율 0.284, 327홈런, 927타점, OPS 0.958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최정은 두 번째 FA 마지막 시즌을 앞둔 올초 먼저 잔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구단이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하면, 긍정적으로 협상에 임할 생각이었다. 정규시즌 중에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았으나 양측의 신뢰가 깨진 건 아니었다. 최정은 잔류를 1순위로 두고 협상에 임했고, 세 번째 FA에서도 SSG를 선택했다. ‘원클럽맨’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리빙 레전드’ 최정이 앞으로 써 내려갈 리그의 새 역사도 인천에서 계속된다. 통산 495홈런을 기록 중인 최정은 다음 시즌 500홈런 돌파가 확실시된다. 최정은 다음 시즌에도 SSG 유니폼을 입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다. 최정은 “이젠 500홈런보다 600홈런을 목표로 두고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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