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6900억’ 쿠팡 역대급 분기 실적…독주 체제 굳히나
“월회비 인상… ‘탈팡’ 막기 위한 비용부담 커”
미 월가에선 기대 못미쳐 한때 주가 8.9% 빠져
쿠팡이 역대급 분기 실적을 거뒀다. 네이버쇼핑과 쿠팡으로 양분되는 e커머스 업계의 거대 공룡 싸움에서 쿠팡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외형은 급성장했으나 수익성은 여전히 따라주지 않고 있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10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이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가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만 9조3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수를 뜻하는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지속 성장 비결은 와우 멤버십”이라며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과 가치를 알아가는 회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 영업이익도 14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 늘면서 지난 2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 동기(1.41%)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후 거의 모든 분기마다 20% 이상 고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더 악화한 것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869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지난 2분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1630억원)를 선반영해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448억원)보다 62% 감소했다.
이날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쿠팡이 실적을 발표한 뒤 미국 뉴욕거래소 장외에서 쿠팡 주가는 8.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월가는 쿠팡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시장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고 영업이익 역시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를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에서 찾고 있다. 쿠팡은 지난 8월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대신 ‘탈팡(회원 탈퇴)’을 막기 위해 할인 쿠폰, 무료 반품·배송 서비스 등을 쏟아붓는라 비용 부담이 커졌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 외에 또 다른 과제도 안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 논쟁이 대표적이다. 소상공인의 배달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피해까지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쿠팡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선언한 것 같다”며 “무료배달·이중가격제 논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또 다른 폐해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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