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귀환] 그가 돌아왔다… 韓증시, 단기 충격받겠지만 2016년보면 우상향
관세 강화에 원화 약세·증시 부담 가중
방산·조선·원전·바이오는 수혜 기대감 커져
최종 결과까지 변동성 커질 수 있어 유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미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전반에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은 국내 주식시장에 불리한 요소가 많다. 6일 우리나라 증시가 1%안팎 급락한 반면, 미국 야간선물은 1%대 상승세를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방산과 천연가스·LNG, 원전, 바이오 종목 등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수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이 악재로 작용할 업종이라도 섣불리 손절매하진 말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리스크가 단기간 내 끝날 것이라며 지금 주식을 더 담아두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 및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적 관세 부과 등 미국의 물가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지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달러화 가치는 약 두 달 만에 6% 넘게 상승했다.
이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한 달 만에 4%를 넘어서는 등 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에 베팅하는 투자)’를 반영하고 있다. 이날 10년물은 한때 4.479%까지 급등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고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의회 선거까지 공화당이 전부 휩쓰는 ‘레드 스윕(Red Sweep)’이 발생하면 미국채 10년물 상단은 4.50%까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당선 유력만으로 이미 달성한 셈이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원화 약세와 함께 증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최근 부진이 계속됐던 국내 증시가 트럼프 악재를 일부 선반영한 만큼 증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율이 해리스 부통령을 치고 올라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코스피 지수는 10월 한 달 동안 2593.27에서 2556.15로 1.4%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기대감이 커진 산업도 있다. 방산·조선·원전 등 산업재와 바이오주 등이 대표적이다.
방산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북한 도발 등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에서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나토(NATO) 회원국의 방위비 압박이 커질 수 있어 방산주 주가엔 호재다.
조선주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설비 확충 등을 주장하는 만큼 LNG선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원전주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는 대신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혀 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원전과 관련해 원자력규제위원회 현대화와 함께 SMR(소형모듈원자로) 투자 확대 등도 언급했다.
삼성증권은 관련 산업재 종목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HD한국조선해양,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제시했다.
국내 바이오주는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 약값 인하에 동의한 바 있고, 반중(反中) 정책 역시 동일한 입장이라 일찌감치 미 대선 수혜주로 지목돼 왔다. 삼성증권은 관련 수혜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꼽았다.
반면 반(反) 트럼프 수혜주인 태양광 관련주, 친환경 에너지 종목들은 당분간 약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전기차 의무 명령 폐기와 IRA 정책 축소로 북미 현지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늘린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며 “전방 전기차 수요 둔화도 겹쳐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수출주의 관세 부과 우려가 크다”며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 업종과 유가 안정 및 중국 경기부양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화학 종목 등이 트럼프 리스크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리스크 또한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전망이다.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백악관에 입성할 당시에도 우리나라 증시는 한차례 주저앉았다가, 이듬해 1월까지 우상향을 지속한 바 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전 2080선이었던 코스피지수는 트럼프 당선과 함께 1931까지 빠졌다가, 이듬해 1월 29일 최고 2607까지 치솟았다.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는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다시 실적 등 펀더멘털(기업가치) 중심 투자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추세가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지연 DS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정부 정책 수혜보다는 펀더멘털, 산업 트렌드의 영향력이 크다”며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정당별 정책 수혜 효과를 고려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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