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대한방직 개발 사업 '롯데건설-자광' 엇갈린 주장

자광 "시공 계약 맺었다"
롯데건설 "MOU 수준의 관계"
"신용 공여 책임지고 변제"

전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조감도. ㈜자광 제공

전북 전주의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자광이 최근 3700억 원의 대출금을 모두 갚으라는 기한이익상실(EOD)을 요구받으며,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자광의 전은수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방직 개발 사업 추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이며 (롯데와) 이미 계약이 돼 있다"며 "(시공사를) 변경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롯데건설 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롯데건설 측은 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광과 대한방직 사업과 관련해) 시공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구체적인 설계나 도면이 없는 상황에서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며 "단지 법적 구속력 없는 업무협약(MOU)을 맺은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대여 등 업무적인 협약은 맺을 수 있는데 공사도급 계약은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며 "사업 인허가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양측은 1046억 원의 대출금 변제 주체를 두고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자광은 직접 투자 방식으로 상환했다고 주장한 반면, 롯데건설은 "신용 공여에 대해 저희가 책임을 지고 돈을 대신 갚은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 측은 또 "대주단과 자광이 협의를 하고 있어 그 결과를 기다려 봐야하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롯데건설과 자광의 관계가 쟁점이 되는 이유는 대형 시공사의 참여가 단순한 공사 수행을 넘어 사업의 신뢰성을 보증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당장 2천억 원이 넘는 대출금 상환과 본 PF 전환을 위해서는 시공사의 신용보강이 필수적이다. 롯데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의 참여는 금융권과 시장에 사업의 안정성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전은수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롯데건설과의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계약돼 있는 회사(롯데)도 이 사업에 몇천억 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쉽게 그 공사를 포기하는 일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3조 원이 넘는 공사를 어느 시공사가 쉽게 포기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라면서도 "위약금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라고 언급했다.

또 "시공사는 저희하고 2017년도부터 계약이 돼서 여기까지 왔다"며 "공사도급 계약이기에 굉장히 탄탄하게 잘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방직 개발 사업은 지난 5일 전북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전주시의 도시기본계획 일부변경안을 수용하며, 전주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건축통합심의 등 행정절차를 남기게 됐다. 자광은 대한방직 부지에 아파트와 호텔, 백화점, 쇼핑몰, 타워 등을 짓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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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송승민 기자 sm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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