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 된 최윤범의 '유증 승부수'…금감원 제동으로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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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6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려아연은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한 직후 예정가로 주당 67만원에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종료하자마자 유상증자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시장에 충격과 혼란을 줬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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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공시 후 고려아연 주가 하한가…주주 비난 빗발·금융당국 조치까지
고려아연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주주와 투자자 우려·오해 해소"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6일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려아연은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한 직후 예정가로 주당 67만원에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브레이크와 주식시장 내 싸늘한 여론 속에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날 지난달 30일 제출된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종료하자마자 유상증자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시장에 충격과 혼란을 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가 서로 모순되는 조치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기업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식 가치를 높이지만, 유통 물량을 늘리는 유증은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고려아연 유증 계획이 공시되자 고려아연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앞서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계획에 대해서도 2차례에 걸친 정정신고서 요구를 통해 철회시킨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도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 회장 측이 유상증자를 통해 늘리려던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고려아연이 유증 계획을 일부 수정해 진행한다고 해도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신주 상장 예정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내년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의 효력이 없다.
결국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싸움이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 전 종료 후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 측은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영풍·MBK 측이 개최를 요구하는 임시주주총회는 이르면 다음 달 또는 내년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주총에서는 중간지대 주주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설득이 관건으로 꼽힌다.
고려아연 최씨 일가와 영풍·MBK연합 중 어느 쪽이 경영권을 차지하는 것이 합당할지 여론의 무게추가 중요해진 셈이다.
그간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국가기간 핵심산업의 한축을 담당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을 수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사모펀드인 MBK가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향후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기업 자체도 매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이번 유상증자 계획으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 회장 일가가 유상증자를 통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하고, 이를 경영권 방어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핵심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금감원 공시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시와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시장과 투자자의 우려와 오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고려아연은 유증 계획이 최 회장 측의 의결권 확보를 위한 포석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공개매수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지난달 22일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유통 물량 부족으로 인한 시장불안정성이 심화했다"며 "거래량 감소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출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긴급하게 유증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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