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급식 조리실무사 첫 폐암 진단…"대책 시급"

제주CBS 고상현 기자 2024. 11. 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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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학교급식을 만들어온 조리실무사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24년 경력의 영양사가 처음으로 폐암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조리실무사의 경우 첫 사례다.

이 단체는 "제주도교육청은 학교급식 조리종사자가 폐암 판정을 받은 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현재 진행되는 급식실 환기개선 사업에 대해 더욱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 아울러 더 이상 폐암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학교급식실에서 조리흄을 퇴출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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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기자회견…"급식실 환기개선 신속 추진하라"
기자회견 모습. 고상현 기자


10여 년간 학교급식을 만들어온 조리실무사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24년 경력의 영양사가 처음으로 폐암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조리실무사의 경우 첫 사례다. 노조는 "급식노동자의 폐암 문제가 공론화됐지만, 환기개선 사업은 더디기만 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열악한 환경 속 고된 노동 시달려"

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조리실무사 A(55)씨는 제주대학교병원에서 '폐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제주도교육청 지원으로 받은 폐CT 검진에서 폐 결절 의심 증세가 나왔다. 올해 추적 검사를 하는 와중에 폐암 진단을 받았다.

지난 2006년부터 도내 모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시작한 A씨는 임신 등의 이유로 휴직한 시기를 빼면 올해로 14년차 조리실무사다. 지난해부터 도내 모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지만 10여 년 근무한 모 고등학교 급식실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해당 고교의 경우 식사 인원이 1000명 정도로 점심과 저녁을 챙겨왔다. 조리실무사 4명이 2명씩 조를 이뤄 조리 과정별로 식사를 만들었다. 전이나 볶음, 튀김조의 경우 평균 3시간 동안 음식이 타지 않도록 조리 기구 옆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해로운 가스 등을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조리흄'에 늘 노출되는 구조인 것이다. 조리흄은 기름을 이용해 조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입자다. 초미세먼지 입자보다 25배나 작아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특히 설거지 할 때도 독한 약품에 노출됐다. 조리 후 각종 솥 등이 식기 전에 약품을 바르고 사포질도 하면서 씻어야 하기 때문에 해로운 냄새와 약품 성분을 들이마신다.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오븐과 바닥 청소할 때는 '옵티마'라는 매우 독한 약품을 사용했다.

제주도교육청. 고상현 기자

"급식노동자 안전한 환경 조성" 촉구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애쓰는 급식노동자들이 폐암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자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환기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이날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씨의 폐암 확진이 오롯이 급식실 환경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학생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해 온 노동자가 정작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2018년 경기도 한 급식노동자가 폐암으로 숨지고 2021년 산업재해가 인정되면서 급식노동자 폐암 문제가 공론화됐다. 이후 도교육청에선 폐CT 촬영을 진행하고 급식실 환기개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폐CT 촬영은 예산 확보 때만 하고, 환기개선 사업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교육청은 학교급식 조리종사자가 폐암 판정을 받은 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현재 진행되는 급식실 환기개선 사업에 대해 더욱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 아울러 더 이상 폐암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학교급식실에서 조리흄을 퇴출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촉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실시 여부는 도교육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심의 결정하거나 고용노동부 실시계획 통보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산업안전보건위 노사 협의를 통해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A씨가 폐암 판정을 받자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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