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은 왜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 안했을까
인뱅 온라인 업무 특성 감안…내년 정식 도입
금융사고 무풍지대는 아냐…대출사기 전례 있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모두 동참하기로 한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 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구조 상 금융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대출사기 등의 금융사고가 간혹 발생하는만큼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뱅은 왜 안했나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까지 운영되는 책무구조도 시범사업에 9개 금융지주와 9개 은행이 참여하기로 했다. 참여하는 금융지주는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BNK △DGB △JB △메리츠 등이며 은행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IM △부산 △전북 △기업 등 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당국이 방침 등을 일원화 한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별로 특징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지속적인 피드백에 나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들은 시범사업 운영기간 동안 내부통제 관리의무 등의 수행이 미비했다고 보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등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최근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연이어 굵직한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 회사들도 금융당국의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은 금융사고를 예방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한 차원 더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최근 금융사고의 진원지인 은행과 은행지주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출범 이후 매년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책무구조도 시범사업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는 '인적사고'로 분류할 수 있는 만큼 일하는 직원들의 일탈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든 업무가 전산화 돼 있고 직원이 이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여서 이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한 인터넷 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부터 모든 업무 방식을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일반 시중은행들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이번 시범사업엔 참여하지 않지만 더 촘촘하게 준비해서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금융사고 무풍지대는 아냐
현재 은행법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 발생했을 경우 이를 인지한 지 15일 이내에 각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금융 소비자 등에 이를 알리도록 돼 있다. 인턴넷전문은행들이 금융사고 무풍지대라면 이들은 그간 이러한 공시를 한 내역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는 금융사고 공시가 단 '한 건' 도 없던 것은 아니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2022년 3월 198억9000만원, 2023년 4월 15억3000만원 대의 대출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뱅크에서는 2022년 1월(15억원)과 2023년 2월(11억원)에 대출사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뱅크는 출범한지 3년차로 아직 금융사고를 공시한 적은 없다.
특히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금융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금융당국에만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에는 공시하지 않았다. 이것이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 결과에서 적발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천만원 대의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두 은행에서 발생한 대출사기가 대부분 서류 위조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른 은행의 횡령, 배임과 같은 일부 임직원의 일탈이라는 요인은 배제할 수 있지만 모든 업무 절차를 디지털화 했다고 하더라도 금융사고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이제는 덩치가 커졌기 때문에 금융사고 발생의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본다"라며 "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정도로 성공하고 있으니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모주달력]더본코리아 상장‧HD현대마린 락업 대거 해제
- 티빙-웨이브 합병 둘러싼 엇갈린 시선
- '현대차사옥 뒤부터 옛골까지' 서리풀지구 2만가구 누구에게?
- 청약 가점 낮다고?…'추첨' 많은 서울 대단지 나온다
- [거버넌스워치] 올해 고희…원익그룹 이용한 代물림 속도 낸다
- 기아 스포티지, 디자인·주행 개선됐다…판매가 300만원↑
- 밥캣 꺾이니 '휘청'…두산에너빌, 영업익 63% 빠졌다
- '25만원' 청약통장, '구멍난 세수 메우기'용이라고?
- '흑백요리사'의 힘…윤서울, 자체 '온라인몰' 열었다
- "이득인 줄 알았는데"…쓱데이 '럭키박스'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