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필수품인 텀블러… 지구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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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한테 물려받아 4년째 쓰고 있는 '애착 텀블러'예요. 내 몸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린이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한 양은 "몇백 그램(g)에 불과한 텀블러를 '무겁다' '귀찮다' 생각하고 일회용품만 쓴다면 더 큰 기후 위기가 왔을 때 '내가 잘못했구나' 후회할 수 있다"며 "소중한 것을 함께 지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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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Tumbler - (2) 한국의 툰베리들
“엄마한테 물려받아 4년째 사용
‘무겁다’ 생각해 일회용품 쓰면
더 큰 기후위기에 후회할 수도
어른들도 함께 텀블러 사용을”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한테 물려받아 4년째 쓰고 있는 ‘애착 텀블러’예요. 내 몸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린이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시아 첫 기후소송으로 주목을 받은 ‘아기기후소송단’의 한제아(12) 양은 지난달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제아’라는 이름표를 붙인 텀블러를 꺼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소송에 함께 참여한 이지예(12)·이정후(10) 남매도 자신의 텀블러를 소개했다. 지예 양은 “텀블러를 사용하면 하루에만 일회용 컵 3∼4개를 줄일 수 있다”며 “시간이 쌓이면,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후 위기가 이미 일상이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2022년 6월 정부가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민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기후소송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들’인 셈이다. 툰베리는 15세 때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석 시위’를 벌여 세계의 주목을 받은 청소년 환경운동가다. 정후 군은 “현재 우리가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양이 미래 10년 치와 맞먹는다고 들었다”며 “제 생일이 5월인데, 이렇게 가다간 봄이 아닌 더운 여름에 생일을 맞이할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텀블러 사용 역시 이들에겐 일상이다. 한 양은 2개의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다. 7세 때부터 쓰고 있는 텀블러는 주로 ‘카페 음료 포장용’으로, 3년 전 엄마에게 물려받은 텀블러는 ‘학교용’으로 쓴다고 한다. 한 양은 “텀블러를 사용하면 일회용컵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따뜻한 음료를 끝까지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며 “텀블러에 난 흠집도 자연스러운 생활의 흔적이라 생각해 새 텀블러로 바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6세 때부터 같은 텀블러를 쓰고 있다는 지예 양은 “저희 반 친구 19명 중 14명이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쓰고 있다”며 “친구들과 텀블러에 스티커를 붙여 ‘텀꾸(텀블러 꾸미기)’를 하며 논다”고 말했다. 역시 5세 때부터 같은 텀블러를 쓰고 있다는 정후 군은 “운동을 좋아하는 내게 시원한 물을 담을 수 있는 텀블러는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학생들에게 텀블러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 양이 재학 중인 서울 흑석초에서는 학교에서 단체로 텀블러를 나눠준 뒤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한다. 학교 내 친환경 수업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정후 군은 “재활용품을 소재로 한 미술 수업이 기억에 남는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놀이식 수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들은 ‘실천’이라고 답했다. 한 양은 “몇백 그램(g)에 불과한 텀블러를 ‘무겁다’ ‘귀찮다’ 생각하고 일회용품만 쓴다면 더 큰 기후 위기가 왔을 때 ‘내가 잘못했구나’ 후회할 수 있다”며 “소중한 것을 함께 지켜달라”고 말했다. 지예 양은 “어린이들도 실천하고 있으니 어른들도 지구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하고 텀블러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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