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 김민주의 가을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김민주가 '청설' 속 가을이를 통해 자신의 청춘을 들여다봤다.
영화 '청설'(연출 조선호 감독·제작 무비락)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청설'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앞둔 김민주는 "오디션을 보고, 감사하게도 캐스팅이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가을이란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며 "오디션을 앞두고 유튜브에서 수어 영상과 관련 인터뷰를 찾아봤다. 이 작품을 이해하고 있고, 정말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수어를 준비해 갔다"고 오디션 과정을 밝혔다.
오디션 전부터 이미 원작을 감상했다는 김민주는 "제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해서 정말 예전에 원작을 봤다. 원작엔 사랑에 포커스가 돼 있다면, 저희 '청설'은 20대 각 캐릭터들의 고민이나 삶이 잘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속 어떤 부분을 가져왔다기 보단 감독님도 있는 그대로 연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가을이도 가을이지만, 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민주가 연기한 서가을은 농인 수영 선수다.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언니 서여름의 서포트를 받아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다.
그런 서가을에 대해 김민주는 "가을이가 가진 단단함이 좋았다. 가을이가 꿈을 향해서 달려 나가는 모습이 반짝반짝 빛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애정이 갔다"며 "가을이가 꿈을 향해 노력하고, 훈련하는 부분들은 저 역시 경험이 있다. 저도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응원하게 되더라. 어떤 마음인지 알고, 얼마나 잘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더 가깝게 느껴지더라. 가을이는 언니가 있고, 저는 실제로 여동생이 있다. 자매들 간의 이야기도 공감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오디션 전부터 유튜브 영상을 직접 찾아보며 수어를 연습했다는 김민주는 "처음 수어를 배울 땐 농인 선생님께 직접 배웠다. 저도 처음 배우다 보니 문화를 이해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했다. 대사 위주로 수업을 하긴 했지만, 평소엔 선생님이랑 일상 대화도 나누면서 실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으니까"라며 "비언어적인 표현이 중요한 언어니까 표현이나 손짓을 쓸 때 표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감정에 충실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제가 의식하지 않아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표정이나 손짓에 실리는 경험을 했다. 정말 좋은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민주는 "저희가 눈을 보고 대사를 하다 보니까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다. 실제로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수어를 배우기 전엔 고스란히 감정들이 전달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배워보니 그냥 온전히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김민주는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와 달리 수영 선수라는 설정상 수어 연습만큼 수영을 몸에 익혀야 했다. 김민주는 "수영도 수어랑 비슷하게 두 달 반 정도 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거의 매일 했다. 시간이 나면 수영장에 갔고, 촬영 기간에도 휴차인 날은 수영장에 갔다. 어떻게 보면 두 달 반정도 촬영 전에 연습했고, 촬영하는 3개월 동안에서 연습했으니 네, 다섯 달은 연습한 것 같다"며 "처음엔 물을 무서워해서 뜨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한 번 극복하고 난 다음엔 익숙해지더라. 실제 수영 선수분들의 영상을 보면서 팔 모양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민주는 지난 2018년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참가해 최종 12인에 안착,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에 대중에겐 아직 '배우 김민주' 보단 '아이즈원 김민주'가 더 익숙하다.
이에 대해 김민주는 "아이즈원 때 이미지를 기억해 주시는 것 또한 감사하다. 좋게 봐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 팬분들이 꾸준히 응원해 주고 계시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며 "어릴 때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다. 아역 연기도 몇 차례 한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첫 스크린 데뷔작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그저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다. 저에겐 집중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민주는 "제가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다. 생각과 고민과 걱정은 늘 많았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지나왔던 것 같다. 앞으로도 제가 작은 것들이라도 많이 고민하면서, 저 스스로 좋은 해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민주는 자신이 연기한 가을이와 비슷한 청춘의 시간선을 걷고 있다. 이에 김민주 역시 "저도 제가 가을이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끄덕였다. 이어 "동시에 가을이를 보면서 반성했던 부분도 있다. 저 스스로 가을이처럼 100% 모든 시간을 제 꿈을 위해 쏟았나 싶더라. 가을이는 그런 친구"라며 "영화 속 각 인물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20대의 삶이 녹아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앞으로 남은 20대를 가을이처럼 꿈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김민주는 "제가 아직 표현해 본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어와 수영을 배우면서 몸을 많이 써봤는데 몸이랑 같이 감정 표현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 앞으로 다양하게 몸을 쓰면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민주는 "요즘 '청설'처럼 따뜻한 영화를 본 게 오랜만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꼭 오셔서 그 따뜻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음성 대사가 적은 대신, 눈빛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저희가 연기하면서 눈을 보고 소탕하며 느꼈던 많은 것들이 관객분들에게도 느껴질 거라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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