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통령’의 결말은…

[표지이야기]

2022년 10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군1호기에 탑승했다. 해당 출장에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 ㄱ씨가 동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은 “국기문란이며, 국회에서 따져물어야 할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대통령실 제공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의 기획에 관여하거나,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 조사, 당내 경선에서 경선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서울고등법원이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 공천 개입’ 재판 2심 선고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하며 밝힌 이유다. 저 판결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대법원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가 진행됐고, 당시 수사 검사는 한동훈 검사 등이었다. 6년의 시간이 흘러 윤석열은 대통령으로, 한동훈은 여당 대표로 일하고 있다.

한겨레21은 지난 2주 동안 명태균씨와,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혜경씨 등의 통화 녹음 파일 61건을 단독 입수해 내용을 분석하고 여기서 드러난 김건희 여사의 국정 및 국민의힘 공천·당무 개입 의혹을 잇따라 보도했다.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는 민간인 명씨는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은 것을 비롯해 여러 선거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명씨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자 국책 사업이었던 경남 창원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 선정에도 관여해 지역 ‘부동산’ 숙원 사업을 이끈 정황이 짙다.

이 모든 명씨의 개입에는 명씨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한다”며 명씨를 “완전 의지하는” 김건희 여사가 뒷배로 자리잡고 있다. 대통령 부인 역시 명씨처럼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음에도 말이다. 급기야 2024년 10월31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전인 2022년 5월9일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보이는 육성이 공개됐다. 이제 이 사건은 대통령 부인의 정치적 문제에서 대통령 당사자의 법적 처벌과 관련한 사건으로 치달을 모양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당 민주주의 침해, 선거 관여 수사를 지휘하고 기소했던 검사 윤석열은 이제는 대통령이 되어 정확히 그 반대의 자리에 서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끝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한겨레21> 제1537호 표지이야기 

명태균 ‘쥐락펴락’ 윗선은 김건희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6311.html

핵심제보자 강혜경은 왜 제보를 결심했나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63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