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 최전선에 선 '로봇'…현대차·두산로보 등 개발 박차

김태환 2024. 11. 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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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활용 생산성 확대…로봇이 효율 '극대화'
협동 로봇 곳곳에 배치…인간형 휴머노이드도 개발

10월 21일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의왕연구소에서 로봇개 '스폿(SPOT)'이 공장 내부에서 설비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두산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등 기업들이 공장 내부에 활용되는 협동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로봇을 활용해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손쉽게 축적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기술 전문 매체 테크레이더 등 외신들은 현대차그룹의 로봇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작업 영상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공장 내부에서 엔진커버 부품을 이동식 보관함으로 옮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아틀라스는 머신 러닝 비전 모델을 활용해 부품의 위치와 종류를 인식하고 정확한 파지점을 판단해 물체를 집어 들어 이동식 보관함의 각 부품별 수납공간에 꽂아 넣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의왕연구소에서 스마트 팩토리 전환 성과를 공개하는 'E-FOREST TECH DAY(이포레스트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다양한 제조 혁신 솔루션들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물류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 △비정형 부품 조립 자동화 기술 △무한 다축 홀딩 픽스처(고정장치) 기술 △SPOT(스폿) 인더스트리 와이드 솔루션 △UAM 날개, 동체 자동 정렬 시스템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제조 공장에 대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oftware Defined Factory, SDF) 전략을 적용하고, 제조업에서의 소프트웨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SDF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DT) 기술을 적용해 공장의 제조현황과 상태 등의 데이터를 관리자가 제공받고,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공정 개선과 생산 효율화를 추진한다. 각 공정 단위별로 로봇과 AI, 비전 기술 등을 결합해 작업자가 찾기 힘든 결함을 탐색하고, 프레임이나 도색 불량 확인, 파워트레인 호스 체결과 같은 섬세한 작업의 부담도 덜어준다.

이를 위해선 로봇과 인간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산업계의 중론이다. 로봇에 장착된 각종 레이더, 라이다, 비전 장치 등 여러 가지 센서를 통해 공장 내 각종 정보들을 사람보다 훨씬 손쉽고 빠르게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다시 최적의 생산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를 돌파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나는 스마트 팩토리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등 산업에 활용되는 협동 로봇 업체들의 제품 개발과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으로, 사람이 직접 들기에 무거운 짐이나 장시간 작업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작업에 투입된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거대한 크기와 무게를 가지고 있어 안전을 위해 작업자와 분리됐던 것과 달리 사람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협동로봇 라인업 'P시리즈'를 선보였다. P시리즈는 물류·운송 과정에서 물건을 팔레트에 정렬하거나 적재하는 '팔레타이징' 작업에 특화된 협동로봇이다.

P시리즈는 가반하중(로봇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 30㎏, 작업반경 2030㎜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으며, 중력을 상쇄시켜 저출력 모터로도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는 '중력 보상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 동급사양 대비 제품 무게가 가볍고 소비되는 전력도 낮다고 두산로보틱스는 소개했다.

HD현대의 로봇 부문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도 기존 로봇 대비 무게와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작업 반경을 넓힌 'U시리즈'를 선보였다.

U시리즈는 아크용접과 핸들링, 머신텐딩 분야에 최적화돼 자동차 제조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생산 시설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차세대 협동로봇 'HCR-10L'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로봇은 1800mm까지 팔을 뻗을 수 있고 '롱리치 타입'의 협동로봇이다. 파우더 코팅(Powder Coating, 분체도장), 적재, 용접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한화로보틱스는 설명했다.

향후 협동로봇이 더욱 고도화되거나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할 경우 사람만이 할 수 있던 정밀한 작업까지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의장 부문의 경우 좁은 차체 내부에 디스플레이, 시트 등을 설치하는 것은 아직 사람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협동로봇이 케이블을 꽂거나 정확한 위치에 엔진 부품을 장착하는 정도의 정확도는 확보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협업을 넘어서서 로봇이 직접 사람처럼 섬세한 작업을 하는 방향으로 로봇이 개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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