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마이크 들고서라도" 제이미, 2년의 공백기가 준 깨달음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심지어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2년의 공백이었다.
15살, 어린 나이에 SBS 'K팝 스타'로 연예계에 입문해 작업실, 집, 작업실, 집, 온통 음악으로 둘러싸인 채 쉼 없이 달려왔던 제이미(JAMIE)는 잠깐의 휴식으로 얻은 값진 깨달음을 안고 오랜만에 다시 음악계로 돌아왔다.
제이미는 최근 새 싱글 '배드 럭(Bad Luck)'을 발매하며 약 2년 만에 신곡을 냈다.
제이미는 "2년이라는 시간을 둔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2년이 됐다"며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했고), 그 이후로 워너뮤직에 있었다. 그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다른 회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는데 생각해 보니까 제가 어느덧 12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더라. 새로운 것도 얻고 싶었고 여행도 한 번도 못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여러 가지를 채워나가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음악에만 집중하고 살았기 때문에 경험이 없어서 쓸 곡이 없는 거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도 모를 정도로 많이 고갈돼 있었고 힘들었다. 시야가 좁아진 느낌이었다. 여행도 다니고 부모님과도 시간을 보내면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2년 동안 회사도 안 들어가고 자유롭게 놀았다"고 덧붙였다.
2년은 제이미에게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 제이미는 "돈을 벌면 무조건 여행으로 써야겠다 생각할 정도로 여행의 의미가 컸다. 아이디어가 많이 생기면서 무조건 돈을 벌면 다른 나라에 가서 체험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저는 항상 친구들이랑 있고 사람에 둘러싸여 있고 싶어 하는 성격이었는데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못해봤던 생각도 해보고 다른 감정도 느껴보다가 '2년이면 됐다. (음악) 작업을 시작해야겠다' 하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약 한 달 만에 곡 작업을 마쳤다. "그만큼 확신이 있어서 지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곡 '배드 럭'은 이별 후 상처를 주고 떠난 상대에게 불운이 따르길 바라는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곡으로 제이미가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다만 곡 내용을 두고 새 소속사인 플랜비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제이미는 "많이들 당황하시더라. '굳이 그 사람의 불운을 위한 노래를 한다고?' 근데 사랑은 가지각색의 모양이 있지 않나. 이런 사랑에 대한 노래는 처음 쓰는 것 같아서 재밌게 풀어보려고 했다"면서 "너무 진지하지 않고 가사도 어린애가 떼쓰는 느낌처럼 귀엽게 다가간다. 그렇게 (회사를) 설득했다. 제가 만약에 너무 진지하게 '너는 진짜 나쁜 사람이고 나쁜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안 나왔을 텐데 그러지 않는 선에서 귀엽게 풀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님한테도 들려드렸다. 두 분 다 당연히 좋다 하시겠지만 기억에 남는다는 말을 해주셨다. '후렴 부분의 멜로디가 생각이 난다' 하셔서 '아 이 노래다'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또 친구들한테도 들려줬는데 일단 곡 방향성을 듣고 걱정하긴 했는데 그러면서도 '네가 워낙 적극적으로 직설적인 편이어서 너하고는 잘 맞겠다' 하더라"라고 전했다.
'배드 럭'은 제이미의 경험담이다. 그는 "이별이란 게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저는 만날 때도 잘 만나고 헤어질 때도 잘 헤어지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누가 미워진 적은 처음이었던 경험을 해서 그런 소재를 어떻게 풀어볼까 했다"면서 "(당사자는 자기 얘기인지) 알 거다. '어?' 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경험담을 쓴 만큼, 제이미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고 전했다. 힘들게 헤어진 사람들이 '나도 사실 저래' 공감할 부분이 많을 거라는 예상이다.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저는 그건 좋게 끝내고 싶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은 그 사람이 더 힘들었으면 좋겠고 나 때문에 마음도 다쳤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통쾌하다' '시원하다' 공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이미는 오래 음악을 하기 위해 천천히 달려보겠다고 전했다. "팬들은 사실 곡을 내자마자도 빨리 더 내라고 하신다"고 운을 뗀 그는 "차근차근해야 음악 활동을 더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을 2년 하고 은퇴하는 게 아니라 오래오래 하고 싶다. 곡 쓴 것들도 많다. 좋은 곡들이 많이 모여졌을 때는 앨범으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는 평생 음악 할 거거든요. 목소리가 안 나올 때까지, 병실에서 마이크 들고서라도 롱런할 생각이에요. 음악은 평생 숙제인 것 같아요. 만들 때는 고통스럽기도 한데 무대를 섰을 때 그걸 싹 잊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 할 정도로 100% 충전이 되거든요. 힘들어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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