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신중히, 진중하게" 외쳤는데…'방출 칼바람' 피하지 못한 천재유격수, 세 번째 팀 구할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천재 유격수' 이학주가 방출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달라진 워크에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행선지를 찾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5일 조원우 수석코치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내야수 이학주, 오선진, 투수 이인복, 임준섭을 방출했다는 소식을 함께 밝혔다. 네 명의 선수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이학주가 아닐 수 없다.
충암고를 졸업한 이학주는 KBO리그가 아닌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학주는 마이너리그 시절 올스타로 선정되는 것은 물론 싱글A 팀에서 MVP 타이틀을 확보하는 등 '천재 유격수'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는 등 결국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리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BO리그에 입성했다.
삼성은 데뷔 첫 시즌부터 이학주에게 100경기 이상 출전 기회를 제공하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고, 118경기에서 101안타 7홈런 15도루 타율 0.262 OPS 0.701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했고, 워크에식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그 결과 2022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맞게 됐는데, 2022-2023시즌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롯데 관계자들로부터 "이학주가 정말 달라졌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로 야구를 임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그 절박함은 경기력으로도 묻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터뜨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학주는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라 보인다'는 말에 "조금 남다른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이제 나이도 들어가고, 밑에 후배들도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히, 진중하게 야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학주는 7월 1군에서 말소된 후 다시 부름을 받지 못했고, 올해 43경기에서 25안타 2홈런 타율 0.263 OPS 0.709, 통산 6시즌 동안 486경기에서 276안타 23홈런 116타점 29도루 타율 0.233 OPS 0.645를 기록한 채 짐을 싸게 됐다.
지난 4일 이학주의 생일이 지나면서, 이제 나이는 어느덧 34세가 됐다. 하지만 이학주는 분명 다른 팀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카드다. 주전을 맡기엔 분명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백업 내야수로는 확실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를 비롯해, 2루와 3루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학주만의 매력 포인트다.
'워크에식'의에 대한 이미지가 이학주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지만, 올해 롯데에서 바뀐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학주를 원하는 팀은 등장할 수 있다. 이학주가 세 번째 팀을 찾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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