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순이익 적자’ 데이원컴퍼니, ‘PSR’ 활용 3600억 몸값 꺼냈다

배동주 기자 2024. 11. 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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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시총 3622억원 제시
연환산 매출에 PSR 3.75배 적용
시장 PSR 수용이 흥행 변수로
데이원컴퍼니 CI.

이 기사는 2024년 11월 5일 16시 5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패스트캠퍼스’로 알려진 온라인 교육 콘텐츠 업체 데이원컴퍼니가 코스닥시장 상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 후 몸값으로는 3600억원을 꺼내 들었다. 2년 전 시리즈D 투자유치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2700억원) 대비 1000억원 넘게 상향 조정됐다.

데이원컴퍼니는 작년 매출 1100억원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몸값 추산에 반영했다. 실제 기업가치 산정에 매출 대비 주가를 뜻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을 썼다. 다만 PSR로 매번 고평가 논란이 뒤따랐던 만큼 공모 흥행에는 물음표가 붙을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데이원컴퍼니는 지난 4일 금융위원회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8월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약 2달 반 만의 공모 절차 돌입으로, 내달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연내 상장을 목표했다.

데이원컴퍼니의 공모 예정주식 수는 136만1000주로,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363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3622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 맡았다.

직장인 실무교육 기업인 데이원컴퍼니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학원사업부가 지난 2017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프로그래밍, 외국어, 제빵 등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 작년 매출 116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적자였다.

주관사가 기업가치 산정 방정식으로 꺼내든 PSR이 3600억원 넘는 몸값 산출로 이어졌다. PSR은 기업의 주가가 주당 매출액(SPS)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관사는 데이원컴퍼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을 연으로 환산, 비교기업 PSR 배수 3.69배를 적용했다.

주관사 측은 “PSR은 사업 초기 외형의 성장성은 높지만, 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위한 지표”라면서 “높은 매출 성장률로 외형 성장성은 높지만 최근 사업연도까지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PSR 평가방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실제 데이원컴퍼니는 2021년 850억원이었던 매출이 2022년 1041억원, 2023년 116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대상 교육 콘텐츠 공급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결과로, 올해 매출은 13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건은 시장의 PSR 수용 여부다. PSR은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성장성 특례)’ 1호로 2018년 상장한 카페24가 채택한 이후 지노믹트리, 코리아센터, 케이카 등이 채택했다가 점차 투자자들이 배척하는 기미가 보이면서 활용도가 줄고 있다. 이익이 아닌 성장성만을 반영, 고평가 논란이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PSR로 공모가를 산정, 올해 첫 테슬라 상장 도전에 나섰던 그리드위즈만 해도 현재 주가는 1만8000원 수준으로, 4만원이었던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외 지난해 말 테슬라 상장으로 PSR 방식을 택한 블루엠텍의 주가 역시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원컴퍼니는 앞서 지난 8월 심사 승인을 획득했지만, 신고서 제출을 2개월 넘게 미루면서 몸값 조정 관측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데이원컴퍼니가 시총 3000억원 후반 몸값 목표를 밀어붙이면서 PSR이 쓰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PSR 방식 외 사업 연관성이 낮은 기업이 대거 유사기업에 채택된 것도 흥행 걸림돌로 꼽힌다. 주관사는 해외업체 3곳(코세라, 유데미, 인소스)과 국내 업체 4곳(멀티캠퍼스, 위지윅스튜디오, 스튜디오미르, 바른손이앤에이) 등 총 7곳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국내 유사기업 4곳 중 데이원컴퍼니와 같은 교육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멀티캠퍼스 한 곳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지윅스튜디오, 스튜디오미르, 바른손이앤에이는 모두 영화나 영상 콘텐츠 제작 전문 업체로, 교육 관련 사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도 38.6%로 많은 편이다. 지분 19.27%를 보유한 최대주주 패스트파이브가 2년 6개월 보호예수를 확약했지만, 투자자로 나섰던 기관이 상장일부터 대거 거래에 나설 전망이다. 상장 6개월 뒤에는 유통 가능 주식 수 비율이 73.87%까지 오른다.

한편 데이원컴퍼니는 외형 성장을 지속해 시장 불안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당장 공모 자금을 활용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이미 매출의 15% 이상이 미국,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해외 영업망을 확장해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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