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친구 이철우 교수 “강남 화랑 말고 양재동에도 있었다”

박종화 2024. 11. 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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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정황을 증언과 물증으로 교차 확인해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한 이른바 '강남 (화랑) 사무실' 외에 또 다른 비밀 사무실이 존재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일명 '양재동 캠프' 의혹은 지난 대선 때 건진법사 전모씨 문제와 함께 불거졌지만, 존재 여부가 간접적으로나마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57년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강남 사무실'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여러 곳의 장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 이 교수는 '양재동'을 언급했다. 이곳에서 캠프 사람들이 모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비밀 캠프가 곳곳에 존재했다면,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임차료를 내지 않고 공짜로 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공짜 사무실을 제공한 자에게 당선 후 공직을 줬다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불법 선거사무소로 지목된 강남 화랑(왼쪽)과 양재동 캠프가 입주했다고 알려진 건물 외경(오른쪽)

대통령 친구이자 캠프 자문위원 이철우 교수 "양재동에서 모인다는 얘기 들어"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미래비전위원회의 간사로 활동했던 이철우 교수는 '강남 사무실'로 불리는 ○○화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대선 때는) 여기저기서 친한 사람들이 모임 장소를 제공했으니까 (○○화랑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랑보다 오히려 고정적으로 운영된 사무실은 '양재동'이었다면서 소재지를 지목했다. 

일명 ‘양재동 캠프’는 2022년 1월, 세계일보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모씨가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속 논란'이 크게 일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윤석열 캠프 내 조직총괄본부의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네트워크본부 주요 구성원은 양재동 캠프 멤버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양재동에 실제로 불법 캠프가 존재했는지는,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아 현재까지 미궁이었다.  

건진법사가 소속된 '양재동 캠프'에 대해 이철우 교수는 “가본 적은 없지만 양재동에서 모임이 있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되자 문을 닫았다"고 덧붙였다. 신용한 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도 뉴스타파 인터뷰에서 "양재동 팀에 대해서는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핵심 캠프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얘기였다는 것이다.  

이철우 교수는 이같은 비밀 사무실이 법적 문제가 될 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었다. 이 교수는 5일 아침 뉴스타파와의 세 번째 통화에서 "윤 후보가 우리 집에서도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게 문제됩니까? 만나는 장소를 제공한 지인이 많았을 텐데, 그게 왜 문제가 되지요? 우리 집에서도 사람들을 만난 적 있으니 그렇게 지인들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기자 : 네트워크 본부라는 데가 결국에는 양재동 서희건설 그 건물을 말하는 거죠?

● 이철우 : 나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거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일들을 했는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고 그 건물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 그게 서희빌딩인지 뭔지는 몰랐고 양재동에 뭐가 있다 또 저기 압구정동에 뭐가 있다 그런 거는 알았었죠. 그런 거는 뭐 들어서 아는 거지.(중략) 공식 선거사무소 외에도 도와주는 사람들이 도와주잖아요 보통. 그런 것들은 여러군데 있었는데 나는 그런 데 나가가지고 회의해본 적은 없으니까.

○ 기자 : 그러면 거기(양재동)로 오라는 얘기도 교수님은 못 들어보셨나요?

● 이철우 :  오히려 양재동에 있었던 데(양재동 캠프)는 조금 더 고정적이었지. 그거 다 폐쇄했었잖아요. 그때 조금 얘기가 나오니까 그냥 폐쇄해버렸잖아. (중략) 윤 후보가 우리 집에서도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게 문제됩니까? 만나는 장소를 제공한 지인이 많았을 텐데, 그게 왜 문제가 되지요? 우리 집에서도 사람들을 만난 적 있으니 그렇게 지인들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이철우 전 윤석열 캠프 미래비전위원회 자문위원(연세대 교수)

저도 양재동 팀에 대해서는 들었죠. 주로 법률가들하고 그런 분들이 양재동에...무슨 소문만 들은 거죠. 그거는 제가 가본 적은 없으니까 무슨 건설 관련된 뭐에 사무실이라고 이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그들이 공식 선거 조직 사람들이 가서 한 건 아닌 것 같고요. (중략) 아마 사적인 어떤 단체나 모임으로 돕거나 이럴 수는 있겠죠. 소문에는 법조인들 이런 분들이 모여서 돕는다.
- 신용한 전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뉴스타파 보도 화면. 

건진법사가 머물렀다는 '양재동 캠프'...누가 왜 제공했는지 밝혀야  

선관위 미신고 사무실에서 선거 활동을 했다면 위법이다. 예컨대 윤석열 후보가 그곳에서 캠프 관계자의 보고를 받거나, 회의를 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뉴스타파는 앞서 윤 후보가 대선 TV 토론 준비를 ○○화랑에서 하기도 했으며, 선거일에 임박해서는 공식 선거캠프보다 ○○화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이철우 교수도 ○○화랑보다 양재동이 오히려 더 '고정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고 기억했다.

반면 '양재동 캠프'에 윤 후보가 드나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후보가 가지 않았더라도, 캠프 관계자들이 이곳에서 일종의 선거 운동을 했다면 그 자체로도 위법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불법 사무실은) 하나도 예외 없이 다 근거 없는 일방적인 주장, 의혹 제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보도한 윤석열 캠프 관계자 3인(이준석 당대표, 신용한 정책총괄, 이철우 자문위원)은 모두 ○○화랑 사무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특히 앞서 보도했듯 이준석 의원의 경우에는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가 자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아직 보관하고 있었다. 윤 후보가 이곳으로 오라면서 보낸 문자메시지 속 주소는 ○○화랑 위치와 일치했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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