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으로 쑥대밭 됐던 두산…'드디어 정상화' 약물 대리 처방 선수들 마무리캠프 합류, 2025시즌 준비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재원에게 약물을 대리 처방 받아준 혐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곧장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2025시즌을 준비한다.
KBO는 "4일 KBO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두산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8명에 대해 심의했다. 벌위원회는 8명의 선수 전원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하여 사회봉사 80시간의 제재를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올해 4월 야구계는 오재원이라는 인물로 인해 쑥대밭이 됐다. 오재원이 지난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5회에 걸쳐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의료용 먀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까닭이다. 이 14명의 선수 중에서 두산 선수는 무려 8명으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두산이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은 4월이었다. 두산은 오재원과 관련된 보도가 나온 직후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수들도 약물 대리 처방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두산은 곧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사실을 신고하며 후속 조치에 나섰다. 선수들이 이런 불법적인 일이 가담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오재원이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폭행, 협박을 일삼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해당 선수들은 약물 대리 처방으로 인해 2군으로 말소돼 선수단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등 검찰의 조사를 기다리면서 2024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됐고, 두산도 오재원 사태로 인해 크나 큰 피해를 입었다. 8명의 선수 중 김인태와 박계범, 장승현, 김민혁 등은 주전 또는 백업으로서 1군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었는데, 활용 조차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끝난 뒤 오재원에게 약물을 대리 처방 받아 건넸던 선수들에 대한 처분이 결정됐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대리 처방을 받았던 선수 중 2명을 약식기소, 남은 2명 중에서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에게는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9명에게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약식기소된 두 명의 선수는 지난달 31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검찰이 모든 선수들에게 처분을 내리면서 KBO 또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게 됐고, 지난 4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사회봉사 80시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두산도, 선수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출장 정지의 중징계가 아닌 만큼 지금부터 2025시즌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2군 선수단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해 검찰 조사 대상이 된 선수들끼리 모여 훈련을 소화했던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는 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에 곧바로 합류한다.
두산은 올해 8명의 선수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74승 2무 68패 승률 0.521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이들이 지금부터 2025시즌을 준비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2025시즌 두산은 올해보다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선수단을 운용할 수 있다. 그리고 큰 전력 유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더 높은 순위까지 욕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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