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아! 옛날이여, 사라지는 서울의 골목들
서울 종로구와 중구는 요즘 재개발이 한창이다.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을지로 공구거리와 시계골목이 있던 예지동 등에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시정비형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33층 빌딩이 들어선다는데 37년 된 유명 냉면집이 이사 간 건 이제 사람들 관심 밖이다.
퇴근 후 직장인들의 2차 장소로 유명하던 을지로 3가 노가리골목 호프집도 반이 사라진다. 뉴스도 새로 세울 빌딩만 소개할 뿐, 그곳이 터전이던 사람들의 과거엔 관심이 없다.
공간이 사라지면 이야기도 함께 사라진다. 다만 남아있는 몇 장의 사진들이 기억을 불러온다. 빠르게 사라져가는 서울 도심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서울아카이브사진가 그룹에서 최근 종로와 을지로, 퇴계로 등을 촬영한 사진 48점을 서울 충무로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8명의 사진가들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사라져가는 서울 도심의 모습들을 기록했다. 김래희는 세운상가 내의 시계복원 작업실 창밖으로 예지동 시계골목의 재개발 공사중인 모습을 찍었는데 창문에 펜으로 그린 그림 너머로 담았다. 기자도 결혼 전에 시계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주변 권유로 아내와 함께 사라진 그 골목을 샅샅이 훑고 다닌 후 회가 든 비빔냉면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 그 골목에선 어디에 맡겨도 다 시계를 고치던 장인들이 있었다.
김선희는 동대문의류상가에서 파는 옷을 만드는 중구 신당동의 봉제 공장을 촬영했다. 일본어로 적힌 봉제공장 간판들이 여전히 걸려 있는데, 겉으로 보면 작고 허름한 단층집처럼 빨간 꽃이 핀 화분들 위로 작업용 장갑과 양말, 수건들이 널려 있다. ‘단추구멍’, ‘시야게’ 같은 간판을 보고 사진가가 이곳이 패션 산업의 전 공정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신당동 봉제공장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독특한 글씨체로 간판을 꾸미거나 온라인 구매나 편의점에 밀려 사라져가는 서울의 구멍가게들, 남대문시장과 명동, 북촌 한옥마을의 골목과 손기술로 시대의 변화에 맞서온 장인들의 인물 사진들도 전시장에 걸려있다. 전시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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