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전쟁뉴스

김재근 선임기자 2024. 11.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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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면 으레 등장하는 것이 선전전과 심리전이다.

전쟁터에서는 군인들끼리 죽고 죽이는 전투가 벌어지고 다른 쪽에서는 다양한 심리전이 전개되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북한군 파병을 둘러싼 뉴스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온갖 뉴스와 루머가 떠다니는 게 전쟁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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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전쟁이 일어나면 으레 등장하는 것이 선전전과 심리전이다. 전쟁터에서는 군인들끼리 죽고 죽이는 전투가 벌어지고 다른 쪽에서는 다양한 심리전이 전개되는 것이다. 아군의 사기를 높이고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미디어를 동원하고 전단도 뿌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북한군 파병을 둘러싼 뉴스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최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싸워,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군 포로가 붕대를 감은 채 발언하는 영상까지 첨부됐다. 100명 중에 1명이 죽었는지, 2명 중에 1명이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기사의 기본 요건도 안 갖춘 뉴스다. 지난달 초에도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북한군 6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북한군이 러-우 전쟁터에 도착하지도 않았는 데 6명이 사망했다는,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확실한 것은 북한군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지난달 말 러-우 전쟁 지역으로 이송, 배치됐다는 사실이다. 병력이 7000명인지, 1만2000명인지는 불확실하다. 북한군 폭풍부대가 직접 전투를 벌이는지, 경계와 보급을 담당하는 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온갖 뉴스와 루머가 떠다니는 게 전쟁터이다. 전쟁 당사국들은 불리한 것은 감추고 유리한 것은 널리 퍼뜨린다. 민간인 학살 같은 소식은 "네 탓"이라거나 "조작"이라며 서로 떠넘기고, 있지도 않은 사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정체불명의 루머가 뉴스로 포장되기도 한다. 취재의 한계 때문에 기자가 확인하지 못한 기사도 있고, 전쟁 당사국이 만들어 퍼뜨린 것도 많다.

요즘 밑도 끝도 없는 전쟁뉴스가 너무 많다. SNS에 선정적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일부 제도권 언론조차 최소한의 확인도 않은 채 실시간으로 퍼나른다. 정부 고위관료가 확인되지 않는 뉴스를 사실처럼 발언하는 경우도 있다.

부정확하고 무분별한 전쟁 기사는 단순하게 뉴스 한 건이 흘러 다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엉뚱한 여론이 형성돼 사회적 국가적 혼란과 갈등이 빚어지고, 치명적으로 잘못된 정책 결정을 내려지게 할 수도 있다. 전쟁 뉴스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 이성적 비판적인 수용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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