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누가 되더라도…한국 경제 '불확실성' 흔들 [2024 美대선]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결과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은 양당 후보의 마지막 예상 승률(4일 기준)은 50 대 50으로 분석했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 예측 모델에서 대선을 100번 치를 경우 50번 승리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같았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이들이 대통령이 됐을 때 펼칠 경제 정책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되리란 우려가 크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가 현실화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중국 견제에 따른 기존 공급망의 '분절'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 '대중국 견제' 정책을 예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일부 중요 산업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을 앞세웠다. 트럼프 1기에 도입한 대중국 301조 관세를 유지할 뿐 아니라 지난 4월 전기차 100% 관세안을 추가로 발표하는 등 특정 산업에 대해 이른바 '표적' 관세를 확대한다는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욱 강력하게 전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공약을 내세웠다.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로 상품무역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지식재산·인력·연구개발 등 중국과의 전반적인 교류 범위와 수준 자체를 억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미국의 견제로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구도도 재편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미·중 간 공급망 재편이 한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한국의 후생이 0.63∼1.3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기간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10%에 달하는 보편 관세 부과를 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가 되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IEP는 이러한 맥락으로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61조7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 듯 최근 한국 정부가 무역수지 흑자에 부담을 느껴 기업들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리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기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까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치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달러 환율이 요동칠 전망이다. 이는 관세나 보조금 같은 통상 정책보다 더 직접적이고, 빠른 충격파가 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종 승자가 나오기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는 1,388.7원을 기록, 지난 7월 3일(1,390.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가 뛴 것.
최근 다시 해리스 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는 다소 약해지는 모습이지만, 환율 불확실성은 수출 증가세 둔화 등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과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의 부담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달 발간한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중동사태 발 안전자산 선호 등이 당분간 달러화 약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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