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레비 회장, 손흥민과 장기 동행 꺼린다…“재계약 안 하는 게 이상적”, 12개월 연장 옵션 발동

[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이 손흥민(32)과 장기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다니엘 레비(62·잉글랜드) 회장을 비롯한 구단 결정권자들이 손흥민과 재계약 시 급여 인상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토트넘은 12개월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방안에 무게를 뒀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수익성 있는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는 대신 12개월 연장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다. 토트넘 고위층은 급여에 더 많은 부담을 주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레비 회장은 지출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걸 막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부터 토트넘에서만 활약한 간판스타다. 그는 첫 시즌인 2015-16시즌을 제외하고 매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에는 위고 요리스(37·LAFC)를 뒤이어 주장으로 선임됐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리그 7경기에서 3골과 3도움을 쌓으며 출중한 기량을 선보였다. 그런데 토트넘은 그와 장기 동행을 꺼리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장기 재계약이 아닌 12개월 연장 옵션을 택했다. 지난해부터 손흥민과 동행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토트넘은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해 기존 계약 조건을 유지하기로 했다. 레비 회장은 최근 이적시장에서 도미닉 솔랑키(27), 브레넌 존슨(23), 제임스 매디슨(27) 등 여러 선수를 거액 이적료로 데려와 재정 부담을 느꼈다.

애초 손흥민에게 장기 재계약을 안겨주려던 레비 회장은 생각을 바꿔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했다. 레비 회장을 포함한 구단 결정권자들은 이러한 결정이 구단 재정에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매체 따르면 손흥민은 주당 19만 파운드(약 3억 4천만 원)를 수령하고 있다. 이는 팀 내 주급 1위에 해당한다.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새로운 계약으로 묶지 않고, 계약서에 있는 12개월 연장 옵션을 활용하기로 했다. 구단 고위층은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게 재정적으로 더 합리적이라고 내다봤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하기로 했으나, 상황이 바뀌었다.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는 게 이상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당장 재계약 생각이 없는 레비 회장은 옵션만 발동해 손흥민을 자유계약선수(FA)로 놓치는 불상사를 막기로 했다. 손흥민을 향한 타 팀의 구애를 인지한 토트넘은 그를 0원에 보낼 생각이 없다.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구단들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번 시즌 들어서는 바르셀로나, 페네르바흐체 등 유럽 다수 구단이 그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손흥민의 잦은 부상도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토트넘 고위층은 손흥민이 부상으로 고전하자,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재계약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그때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기브미 스포츠’는 “손흥민의 부상 문제는 구단 고위층이 그에게 더 큰 계약을 제시해서는 안 되다는 걸 확신시켰다. 그러나 이들은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았다”라며 “이 경우는 손흥민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부상이 없어야 한다. 선수 본인은 현재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