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향방, 결국 ‘가격’이 문제… 김정규 vs 서준혁 치열한 수싸움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11월 5일 16시 1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저가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인 AP홀딩스와 2대주주인 JC파트너스·소노인터내셔널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JC파트너스 지분을 넘겨받게 될 소노인터내셔널이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AP홀딩스는 경영권을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타이어뱅크(AP홀딩스 측 특수관계자) 쪽 임원들을 에어프레미아 이사회에 앉히는 등 경영권 방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결국 가격이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이 각각 얼마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상대가 만족할 만한 값을 제시한다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AP홀딩스뿐 아니라 소노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다. 결국 AP홀딩스를 지배하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수싸움’이 에어프레미아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소노인터내셔널 중 먼저 선택권을 갖는 쪽은 AP홀딩스다. 내년 5월이 되면 JC파트너스·소노인터내셔널 측에 우선매수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분 22%를 사오기 위해 먼저 가격을 제안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현재 소노는 JC파트너스 지분 22% 중 절반을 샀고 나머지 11%에 대해선 6월 중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해당 지분에 대해선 JC파트너스도 풋옵션을 갖고 있다. 콜옵션과 풋옵션이 동시에 걸려 있는 셈이다. 즉 지분 22%는 소노 쪽으로 가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JC파트너스가 소노 쪽에 지분을 넘기면서 4700억원(주당 1600원)의 기업가치를 인정한 만큼, AP홀딩스는 무조건 그 이상을 제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상한선은 없다. AP홀딩스가 얼마를 부르느냐에 따라 JC파트너스와 소노가 바로 팔고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AP홀딩스 지분 80%는 김정규 회장의 세 자녀 김승연(2001년생)·성연(2003년생)·수연(2006년생)씨가 나눠서 들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문보국 레저큐 대표가 보유 중인데, 문 대표는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P홀딩스가 제시하는 가격이 ‘적정한지’ 여부는 서준혁 회장이 판단한다. JC파트너스의 경우 엑시트 가격이 주당 1600원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우선매수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소노 측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다. 우선매수제안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이번에는 JC파트너스·소노 쪽이 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AP홀딩스 지분까지 끌어다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것이다. 공개매각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반드시 소노에 팔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강한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소노 쪽에 팔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제3자가 등장해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소노 입장에서도 지분(11%)을 팔고 나갈 수 있다. JC파트너스·소노가 내년 말까지 드래그얼롱을 통해 지분을 통매각하지 못할 경우, AP홀딩스는 다시 지분을 되사갈 권리를 갖게 된다. 처음(내년 5월) 제시했던 가격으로 되사갈 수 있다.
이처럼 양측의 권리 행사는 내년 5월부터 가능해지지만, 업계에서는 그 전에 결판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소노 측에서 먼저 AP홀딩스 쪽에 지분 매각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노가 제시하는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AP홀딩스도 엑시트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예전에 AP홀딩스 쪽에서 ‘주당 2000원만 쳐주면 팔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드러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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