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타자였는데..세월 못이긴 ‘류현진 천적’ 골드슈미트의 운명은?[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최고의 타자였지만 세월은 거스르지 못했다. 골드슈미트가 달라진 입지로 FA 시장에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올시즌을 보낸 폴 골드슈미트는 월드시리즈 종료와 함께 FA 신분이 됐다. 2020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맺었던 5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이 올해로 만료됐다.
11월 5일(한국시간) 발표된 퀄리파잉오퍼 명단에 골드슈미트의 이름은 없었다. 총 13명의 선수가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2,105만 달러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가운데 골드슈미트는 '대상자지만 퀄리파잉오퍼를 받지 못한 선수'로 분류됐다. 워커 뷸러(LAD), 셰인 비버(CLE), 주릭슨 프로파, 김하성(이상 SD), 타일러 오닐(BOS), 글레이버 토레스(NYY)와 함께다.
퀄리파잉오퍼를 받기는 어려운 성적이었다. 골드슈미트는 2024시즌 154경기에 출전했고 .245/.302/.414 22홈런 65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wRC+(조정 득점생산력)는 정확히 리그 평균인 100. 1루수의 타격 생산성이 리그 평균이었다는 것은 곧 부진했다는 의미다. 올해 골드슈미트는 빅리그 14년 경력 중 최악의 성적을 썼다.
골드슈미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선수였다. 불과 2년 전인 2022년 내셔널리그 MVP도 수상했다. 2022시즌 기록한 성적은 151경기 .317/.404/.578 35홈런 115타점. 올해와는 전혀 달랐다.
1987년생 우투우타 1루수 골드슈미트는 2009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 지명됐고 2011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한 골드슈미트는 공수는 물론 주루까지 준수한 5툴 플레이어급 선수였다.
데뷔시즌 48경기에서 .250/.333/.474 8홈런 26타점을 기록한 골드슈미트는 첫 풀타임 시즌이던 2012년 145경기에서 .286/.359/.490 20홈런 82타점 18도루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160경기에서 .302/.401/.551 36홈런 125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MVP 투표 2위를 차지했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모두 석권했다.
2년 뒤인 2015년에는 159경기에서 .321/.435/.570 33홈런 110타점 21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했고 또 한 번 MVP 2위, 골드글러브+실버슬러거 동시 석권을 이뤘다. 2015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골드슈미트는 2016년 무려 32도루를 기록하며 주루 능력을 과시했고 2017년에는 155경기에서 .297/.404/.563 36홈런 120타점 18도루를 기록해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동시 석권, 내셔널리그 MVP 3위에 올랐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애리조나에서 1,092경기에 출전해 .297/.398/.532 209홈런 710타점 124도루를 기록한 골드슈미트는 2018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로 애리조나를 떠나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31세 나이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기량은 여전했다. 골드슈미트는 2019-2023시즌 5년 동안 682경기에 나서 .286/.373/.500 131홈런 412타점 34도루를 기록했다. 30대에 접어들며 근소하게 성적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리그 상위권의 기량을 유지했다.
2011년 데뷔한 골드슈미트는 2023년까지 13년 연속 시즌 OPS 0.800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OPS가 0.716으로 뚝 떨어졌다. 타율이 0.260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풀타임 데뷔(2012)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출루율이 0.345 미만이었던 시즌도, 장타율이 0.445 미만이었던 시즌도 올해가 처음이다. 데뷔 첫 13년 동안 1,774경기에서 .293/.388/.519 340홈런 1,122타점 158도루를 기록한 골드슈미트는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2011-2023년 13년 동안 기록한 fWAR는 55.4. 이는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야수 전체 3위의 기록이다.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가 불가한 '천상계' 선수였던 마이크 트라웃(LAA, 해당기간 fWAR 84.7)을 제외하면 골드슈미트보다 높은 fWAR를 쌓은 선수는 프레디 프리먼(57.3) 단 한 명 뿐이었다.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4위, 타점 2위, 최다안타 3위, 볼넷 3위였다. 하지만 36세에 접어든 올해 급격히 성적이 떨어졌고 지난 9월 37세가 돼 본격적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물론 아직도 가치는 있다. 골드슈미트는 올해도 22홈런을 기록했고 2루타도 33개나 기록했다. 여전히 준수하게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타자고 도루를 11개 기록했을 정도로 주루 센스도 유지하고 있다. 예년보다 수비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준수하다. 연봉 2,600만 달러 선수로서는 기대 이하지만 연봉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단기 자원으로는 충분히 가치있는 선수일 수 있다.
골드슈미트 역시 은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를 비롯해 '친정'인 애리조나 등 당장 1루가 빈 팀들이 골드슈미트와 단기 계약에 흥미를 가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최고의 선수였지만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천적으로도 유명했던 골드슈미트지만 이제는 노쇠한 모습으로 FA 시장에 나서게 됐다. 과연 골드슈미트가 다음 시즌을 어떤 팀에서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폴 골드슈미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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