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서 횃불·조명탄 소지 남성 체포… 허위 폭발물 신고도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 자정 뉴햄프셔주(州) 산간 마을인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돼 큰 사건·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날 1·6 의회 습격 사태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의회 의사당에선 횃불과 조명탄을 소지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고, 선벨트(sun belt·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 경합주 조지아의 풀턴 카운티에선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가 접수돼 투표가 30분 가까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미 의회 경찰(USCP)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쯤 횃불과 조명탄을 소지한 채 연료 냄새를 풍기던 남성 한 명이 검색대에서 체포됐다. 이 남성이 체포된 의회 방문자 센터는 연간 방문객이 약 300만명이 넘는 워싱턴DC의 명소 중 하나다. 이날 상·하원이 휴회 중이라 의사당에 의원들은 없는 상태였다. 폴리티코는 “이번 체포는 선거 결과에 따른 잠재적 불안을 예상해 워싱턴 전역의 보안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의사당 주변에 높은 울타리가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월엔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극단 분자들이 ‘선거 결과 인준을 저지하겠다’며 의회를 습격, 100명이 넘는 경찰 부상자가 발생했다.
승부를 결정할 7개 경합주 중 한 곳인 조지아의 투표소에서는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5건의 허위 신고가 접수돼 사람들이 대피하고 투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이 투표 절차를 중단하고 사람들을 대피시킨 뒤 수색 작업을 진행했는데 실질적인 위협이 없다고 판단하기까지 30분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풀턴 카운티는 법원에 투표 종료 시간을 30분 연장해 달라는 명령을 요청한 상태다. 주 당국은 허위 폭발물 신고 배후 관련 “해외국의 행위자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를 지목했다. 풀턴 카운티는 조지아 내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일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결과를 인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것이 공정한 선거일 때다” “지금까지는 공정한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 폭력을 행사하지 말 것을 촉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 지지자들은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고 폭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우 큰 승리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화당원들이 힘을 발휘할 것 같으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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