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 지역문제 주민이 해결하게 돕는 ‘길잡이’ 역할로 마을에 활력 제공

정성환 기자 2024. 11.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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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 늘고, 노인이 밤에 길을 잃고, 마을이 쇠락한다면 주민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이럴 때 주민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있다.

소이랩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제 해결 방법인 '리빙랩'으로 유명하다.

장 대표와 소이랩을 오랫동안 지켜본 오영준 대구 북구 의원은 "지역 주민과 잘 연계해 시스템을 구축한 우수한 로컬크리에이터"라며 "특히 산격동과 경북대학교 일대에서 지역 관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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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바꾸는 로컬크리에이터] (30) 장종욱 협동조합 소이랩 대표
지역민 참여 주도 ‘리빙랩’ 운영
구체적인 실천방안 구상 조력
치매 위험노인 알아보기 쉽게
오감자극 인지건강 디자인 도입
부설연구소 설립 연구역량 높여
대구 북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종욱 협동조합 소이랩 대표가 일본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사례집을 소개하며 지역 활성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장 대표는 주민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지역 문제 해결사로 유명하다. 대구=김도웅 프리랜서 기자

빈집이 늘고, 노인이 밤에 길을 잃고, 마을이 쇠락한다면 주민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이럴 때 주민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있다. 매년 1만명 가까운 주민을 만나고 있다는 로컬크리에이터 장종욱 협동조합 소이랩 대표를 10월30일 대구 북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소이랩은 낙후된 지역에 대한 해결책을 연구하고 제시·검증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주로 인구가 줄어들며 활력을 잃은 지역을 활성화하거나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다. 장 대표는 대구 북구를 기반으로 전국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회의실에서 장종욱 대표와 직원들이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집중토론을 하고 있다.

소이랩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제 해결 방법인 ‘리빙랩’으로 유명하다. 리빙랩은 ‘살아가는(live)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 실험실(lab)’이란 뜻이다. 대표 사례는 대구 북구 산격동 재생사업이다. 대구 북구청에서 발행한 주민등록인구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산격1∼4동은 인구 순유출이 연간 1000명 수준이며, 특히 산격1동은 고령화율이 38%에 달한다. 장 대표는 2018년 치매 위험군이 많은 산격1동에 가로등을 설치해달라는 기관 의뢰를 받았다. 날이 어두워지면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길을 잃고 실종된다는 이유였다.

장 대표는 먼저 주민을 모아 ‘디자인 싱킹’ 교육을 진행했다. 이는 고객 공감 문제 정의부터 아이디어를 내고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연습 교육을 말한다. 이후 실제 문제 당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다. 이러면 탁상행정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다.

협동조합 소이랩 사무실 내부 전경.

“인터뷰를 해보니 치매 어르신들은 어두운 밤엔 밖에 잘 나가질 않으셨어요. 가로등을 설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 오히려 낮에 외부 활동이 더욱 편하도록 해서 다른 주민과의 교류를 늘리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장 대표는 치매 어르신을 위해 오감자극 인지 건강 디자인을 도입했다. 인지 건강 디자인은 무채색 안내판, 계단, 아파트 동호수, 우편함에 색깔을 입히는 등 치매 위험 어르신이 알아보기 쉽게 하는 디자인이다. 이러면 치매 어르신의 지리적 인지에 도움을 줘 그들의 외부 활동을 확대할 수 있다. 반응도 좋았다. 이 사례를 보고 한국도시주택공사에서도 인근 다른 아파트에 인지 건강 디자인을 적용했을 정도다.

실력을 인정받은 장 대표는 ‘달서 스마트시티 리빙랩’ ‘경주 황오동 리빙랩’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마을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경북대학교와 협업한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인 ‘대굴대굴 대구온나’ 프로젝트는 산격동에 외부 청년 2명을 정착시키고 실제 창업으로 이끌었다.

협동조합 소이랩 사무실 입구.

장 대표가 키를 잡은 소이랩은 2018년부터 급격히 성장해 직원이 2017년 4명에서 올해 18명까지 늘었다. 연매출은 약 7200만원에서 11억원까지 15배가량 올랐다. 소이랩의 디자인 싱킹 교육 수강생도 매년 200명 이상 나온다.

장 대표와 소이랩을 오랫동안 지켜본 오영준 대구 북구 의원은 “지역 주민과 잘 연계해 시스템을 구축한 우수한 로컬크리에이터”라며 “특히 산격동과 경북대학교 일대에서 지역 관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 연구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예정이다. 그는 2022년 기업부설 연구소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이랩이 제시한 문제 해결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서다. 정성 평가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에 근거한 성과를 보여준다는 목표다.

“몇몇 주민 의견처럼 정성적인 평가에 의존하는 사회적 기업은 오래 살아남지 못해요. 혁신 활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학술적인 성과 분석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전국에 활력을 전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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