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산물 물가안정 개방보다 자급률에 방점을

관리자 2024. 11.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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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당국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축산물 '수입 확대'라는 요술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신통력'은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초 사과 등 일부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물가당국은 '할당관세'를 남발하고, 오지랖 논란을 부르고 있는 중앙은행장이 농산물 수입을 근본적인 물가안정책으로 제시하면서 마치 우리 농축산물의 낮은 개방도가 물가상승의 주범인 양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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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무역개방도 타산업보다 높아
소비자물가 개방아닌 자급률 연동

물가당국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축산물 ‘수입 확대’라는 요술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신통력’은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초 사과 등 일부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물가당국은 ‘할당관세’를 남발하고, 오지랖 논란을 부르고 있는 중앙은행장이 농산물 수입을 근본적인 물가안정책으로 제시하면서 마치 우리 농축산물의 낮은 개방도가 물가상승의 주범인 양 몰렸다.

하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농업부문 ‘무역개방도’는 전체 산업부문 대비 두배 반 가까이 높았다. 농업 국내총생산(GDP) 기준 무역개방도는 2022년 2.06인 반면 전체 산업은 0.85에 그쳤다. 개방도가 높아지면서 농업부문 수입의존도 역시 2000년 0.34에서 2022년 1.71로 치솟아 전체 산업부문의 네배가 넘었다. 농축산물시장 개방도가 낮아 물가가 높다는 주장은 근거를 잃었다.

농산물 수입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내린다는 주장도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하다. 검역으로 현재 수입이 금지된 사과와 바나나와 오렌지·체리 등 수입 과일의 2000년 이후 가격 추이를 보면 나란히 ‘우상향’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수입 빗장을 열어준 포도와 빗장이 잠긴 사과와 배 가격 추이 역시 우상향 같은 방향이다. 결국 농산물 수입 확대는 CPI보다는 수출업체와 수입업자들의 주머니를 불리는 데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만큼 농산물 물가안정은 누차 강조한 바와 같이 수입 확대보다는 국내 자급률 제고에 방점을 둬야 한다. 쇠고기 하나만 봐도 분명하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의 CPI 추세는 자급률 변화에 따라 똑같이 움직여왔다. 쇠고기 가격은 수입량이 아니라 국산 쇠고기의 자급률에 연동된다는 얘기다. 쇠고기뿐만 아니다. 돼지고기와 대두, 포도와 마늘 역시 자급률이 떨어지면 가격이 되레 오르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농산물 무역시장은 다국적 자본과 특정 국가에 집중된 대표적 ‘독과점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관세는 낮아졌는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단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국내 소비자 몫인 FTA 특혜관세 후생을 독과점 구조가 챙기고 있는 것이다. 물가당국의 성찰과 고민을 거듭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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