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화가의 어릴 적 꿈은 요리사였다

관리자 2024. 11.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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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 역시 부쩍 커진 모양새다.

20세기 예술가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를 예술적 탐구의 소재로 삼았다.

음식의 의미, 그와 관련된 소비문화, 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다루며 요리에 대한 철학적이고 비판적인 평론을 발전시켰다.

화가에게 음식은 단순한 생존의 도구가 아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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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

최근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 역시 부쩍 커진 모양새다. 요리사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나 이야기를 음식에 담아내며 저마다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일 것이다.

요리가 예술이라는 생각은 18세기 감각의 위계가 폐지되고 맛에 대한 이해가 그 자체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19세기에는 기존 아카데미의 선례에 따라 요리를 미학적·비평적으로 판단하는 여러 기관이 생겨났으며, 많은 이들이 미식 담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세기 예술가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를 예술적 탐구의 소재로 삼았다. 음식의 의미, 그와 관련된 소비문화, 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다루며 요리에 대한 철학적이고 비판적인 평론을 발전시켰다.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살바도르 달리는 6세 때부터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Soft Self-Portrait with Frie d Bacon)’은 작가 특유의 초현실주의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치우친 얼굴은 마치 녹아내리는 초콜릿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따뜻한 금빛 색조로 표현된 얼굴은 어두운 배경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연약함을 상징하는 목발들은 비스듬한 각도로 배치되어 전체적으로 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얼굴 곳곳에 그려진 작은 개미들은 달리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부패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모티프다. 화면 아래쪽에는 ‘SOFT SELF PORTRAIT’라고 새겨진 받침대가 있으며, 그 위에는 생계를 의미하는 베이컨이 놓여 있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얼굴과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의 대비를 통해 달리는 육체성과 물질성,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존재의 본질을 표현했다.

화가에게 음식은 단순한 생존의 도구가 아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달리는 일상적인 음식을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 수단을 넘어 개인의 경험과 감정에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속 음식들은 인간의 욕망, 시간, 존재,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는 매개체가 되었다.

스마트폰 속 요리의 향연에 빠진 당신에게, 음식이란 무엇인가?

박재연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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