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으로 담은 '자연의 순한 맛'…모란미술관, 유병훈 개인전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4. 11. 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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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잎과 잎 사이, 바람, 이 모두의 흔들림이 내게 조용히 다가올 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에 시선을 멈추고 그 자연의 얘깃거리에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수많은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는 생명의 그물인 숲에서 거센 바람에 의해 곧 낙엽이 될 잎새를 발견하고 자신을 투영한 작가는 점처럼 하나의 작은 존재가 세월에 따라 '있음'의 흔적이 되는 자연의 섭리를 보며 인간 삶에 대해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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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바람-默' 연작·비정형 오브제 등 46점 전시
유병훈 숲. 바람-默,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80x130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뭇가지, 잎과 잎 사이, 바람, 이 모두의 흔들림이 내게 조용히 다가올 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에 시선을 멈추고 그 자연의 얘깃거리에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점점점' 색면 추상화가 유병훈(75)의 40여 년 화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모란미술관(관장 이연수) 기획전으로 열린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성찰 담아온 대표 연작 '숲. 바람-默'을 중심으로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 작품과 비정형의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 46점을 선보인다.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색과 점을 이용한 독창적인 작품이다. 자연과 긴밀히 교감하며 체득한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다. 무수히 많은 점들은 주로 붓과 손으로 작업한다. 초창기에는 물감을 손으로 찍어 질감을 만들어 뱉는 맛을 냈다면 지금은 붓으로 찍어 스미는 맛을 보여준다. 유병훈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재학 시절과 군 생활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풍광이 빼어난 춘천에 머물며 순한 자연 속에서 작업해오고 있다.

모란미술관 유병훈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점과 색을 언어로 사용하여 하나의 거대한 자연 생태계를 표상하는 작품이다. 크기와 모양은 물론 색과 농담도 차이 나는 무수한 점들은 캔버스 위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켜켜이 쌓여있다. 중첩된 점에 의해 화면에 깊이가 형성되고, 농담의 변화와 색의 차이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다른 점들이 모여 시점에 따라 집단을 이루고, 크고 작은 집단이 연결되어 응집하는 모습을 통해 생동하는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있는 고목나무 끝에 매달려 자신들을 지키고 있는 잎새들에서 나를 확인하게 된다“(화가 유병훈)

유병훈 화백. 모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많은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는 생명의 그물인 숲에서 거센 바람에 의해 곧 낙엽이 될 잎새를 발견하고 자신을 투영한 작가는 점처럼 하나의 작은 존재가 세월에 따라 ‘있음’의 흔적이 되는 자연의 섭리를 보며 인간 삶에 대해 성찰한다.

작품명이자 전시명인 '숲.바람-묵'이 깊은 사유를 담아낸 작가의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자연의 침묵과 그 속에 깃든 상생의 질서를 보여주는 작품들은 자연의 고요한 순간을 체험하게 한다.

전사 개막식은 7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한다. 전시는 12월29일까지.

유병훈 개인전 전시 전경_모란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유병훈 개인전 전시 전경. 모란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모란미술관 유병훈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모란미술관, 유병훈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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