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군수기업에도 AI 모델 ‘라마’ 제공하기로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11. 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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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마틴 등 우방국 기업 대상
3D 프린터로 인쇄된 페이스북의 브랜드 로고 메타가 노트북 키보드 위에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는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인 ‘라마(Llama)’를 국방·안보 관련 기관과 기업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라마는 프로그램의 원본 코드(소스 코드)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공개한 ‘오픈 소스’ AI 모델이다. 그동안 메타는 모든 군사·전쟁·핵·스파이 활동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라마가 이용되는 것을 금지해 왔지만, 미국 정부와 방산업체를 비롯해 우방국의 기관·기업에는 예외를 두기로 한 것이다.

닉 클레그 메타 글로벌 업무 담당 사장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메타는 미국의 기업가 정신과 민주적 가치에 힘입어 성공한 기업”이라며 “미국의 안전과 보안 및 경제적 번영을 위해 노력하려 한다”며 군사 목적 프로젝트에 라마를 허용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라마는 최근 중국의 군사용 AI 개발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클레그 사장은 “미국의 AI 모델이 중국의 모델보다 뛰어나고 성공하는 것이 미국과 더 큰 민주주의 세상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는 이날 라마를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 부즈 알렌 해밀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등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미 국방기관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또 메타는 미국과 기밀 정보 동맹을 맺은 ‘파이브 아이즈(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국가들의 유관 정부와 기업에도 라마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테크 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라마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미국 정부 전반에서 라마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는 라마를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로 올려놓고 싶어 한다”며 “오픈소스 모델인 라마는 사용자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며 일종의 ‘기술 표준’이 되지 않고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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