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가리아 원전 20조 설계 계약 수주, K원전 연속 쾌거

조선일보 2024. 11. 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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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윤영준(앞줄 왼쪽) 사장과 불가리아 원자력공사 사장, 웨스팅하우스 부사장이 4일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에 건설될 원자력발전소 2기의 설계 계약을 따냈다. 20조원 규모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맞먹는 규모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해 계약 수주에 성공했다. 같은 날, 한미 정부는 원전 수출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업무협약(MOU)에 가서명했다. 2022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원전 동맹 구축’을 위한 후속 조치로, 해외 원전 수출 시장에서 중국·러시아에 맞서 양국 기업들이 공동 전선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한미 협약은 한국의 체코 원전 건설 수주를 놓고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웨스팅하우스는 기술 도용을 이유로 한국의 원전 수출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정부에도 이의를 제기했으나 최근 기각당했다. 한미 정부 간 원전 동맹이 강화되고 불가리아 원전 수주처럼 양국 기업 간 협력 모델이 성과를 내면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개막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세계 각국이 원전 건설에 나서며 ‘원전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K원전엔 다시 없는 호기다.

한국 원전 산업이 2009년 UAE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해외 수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속에서도 민주당은 사실에 맞지 않는 정치적 주장으로 이를 폄하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를 “쪽박 사업”이라면서 원전 건설 자금 24조원 중 15조원을 한국 금융기관이 장기 저금리로 제공해 남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초대형 건설 사업의 입찰 제안서에 금융 지원 방안이 포함되는 건 당연한 국제 관행이다. 체코 원전 입찰에서 경쟁했던 프랑스 컨소시엄도 금융 지원을 제안했다. 한수원 등이 체코 측의 대출 요구도 없었다고 밝혀도 민주당은 계속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의 목적이라고 해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은 탈원전 자해 정책으로 원전 산업을 붕괴시키려 한 정당이다. 그런 정당이 이제 원전 수출 쾌거를 폄훼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은 자해와 같은 훼방을 중단해 원전 수출에 지장을 주는 일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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