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지 말지어다” FA 시장에 나선 김하성을 위한 조언 몇 가지 [MK초점]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은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월드시리즈 종료 이후 5일째 되는 날로, 이날부터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원소속팀을 비롯한 30개 전구단과 자유롭게 협상 가능하다.
마이클 와카처럼 원소속팀과 다년 계약에 서둘러 도장을 찍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김하성은 FA 신분을 유지했다. 퀄리파잉 오퍼도 받지 않으면서 제한없이 소속팀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김하성의 상황은 조금 특이하고, 복잡하다. 적응기였던 2021시즌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주전급 내야수로 성장했다.
타석에서 수준급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보여줬고, 루상에서는 도루 능력을 보여줬다. 20홈런까지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는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힘도 증명했다.
그러나 막판 부상에 발목잡혔다. 경기 도중 베이스를 짚다가 오른 어깨를 다쳤고 시즌 마지막 6주를 뛰지 못했다. 그리고 어깨 수술을 받은 채로 FA 시장에 나온다.
일단 평가는 긍정적이다. ‘중앙 내야수 시장에서 가장 핫한 선수’(USA TODAY) ‘FA 시장에서 두 번째로 좋은 유격수’(MLB.com) 등 호평 일색이다.
‘디 어슬레틱’ 칼럼니스트 팀 브라운은 김하성의 유격수로서 가치를 지난 2014년 4년 5300만 달러에 계약한 조니 페랄타에 비유하면서 김하성이 2년 계약에 1년 뒤 옵트아웃을 포함한 리스 호스킨스와 비슷한 형태의 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봄 4년 7200만 달러 예상에서 기간이 줄어든 2년 3600만 달러를 예상치로 내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는 이 암흑속을 헤쳐나갈 최고의 선장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월 스캇 보라스를 새로운 에이전트로 고용했다.
최고의 조력자와 함께하기에, 그의 겨울은 두렵지 않을 것이다. 조언이 딱히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노파심에 몇 가지 조언을 남겨본다.
단기 계약을 통해 건강한 모습을 증명한 뒤 가치를 끌어올려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는, 이른바 ‘FA 재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구단은 1년 계약을 조건으로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들이 ‘충격’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이를 마치 하늘이 무너질 것같은 일로 표현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시장에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김하성의 파드리스 ‘절친’ 주릭슨 프로파는 이번 겨울이 ‘FA 3수’째다.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선수에게 1년은 뭔가를 보여주고 다시 재평가를 받기에는 촉박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다시 시장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조금은 여유를 갖고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계약이 필요하다.
김하성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수락해야 할 1년 계약은 2105만 달러짜리 퀄리파잉 오퍼가 전부였다. 그러나 그것도 받지 않았다.
부상 때문에 제대로 가치 평가를 못받은 상황이라면 계약에 최대한 유연성을 더하는 수밖에 없다. 1년 계약은 피해야하지만, 1년 뒤 다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여지는 열어둬야한다고 본다.
김하성이 다친 어깨는 오른쪽 어깨다.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 공을 던지는 어깨이기에 치명적인 부위다. 그러나 타격에는 큰 지장이 없다. 김하성은 재활 당시에도 타격은 실전에서 문제없이 소화했다. 타격면에서 수비보다 더 빨리 예전 감각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쉽지는 않겠지만, 2025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굳이 기존 계약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보라스가 지난 겨울 자신의 고객들에게 안겨준 계약들을 보면 계약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의 유연성을 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모두 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 김하성도 이런 계약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상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원소속팀과 재계약은 최후의 선택이 돼야한다고 본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협상 과정에서 절대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가 없다. 김하성의 부상 상황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그의 에이전트 보라스는 김하성이 수술을 받은 직후 그의 수술 정보가 외부(특히 타 구단)에 나가는 것을 최대한 경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 구단이 수술 이후 수술 내용, 예상 복귀 시기 등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협상 합의 이후 신체검사 과정에서 정보가 드러나겠지만, 그전까지는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초반부터 샌디에이고와 재계약 협상에 얼마나 적극적일지 솔직히 의문이다. 심지어 샌디에이고는 현재 내야에 딱히 빈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들과 재계약은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
지난 겨울이 특히 그랬다. 구단들의 선수 평가 방식이 발전되면서 점차 외부 FA 영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의 파산에서 시작된 중계권 파동은 불씨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그 중계권 파동은 아직까지도 온전히 해결이 안된 상태다. 여전히 다음 시즌 씀씀이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는 구단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월이면 대충 정리됐던 FA 시장이 3월까지 연장되는 모습이다. 김하성처럼 부상이 있는 선수라면 선택의 시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차라리 ‘완전히 다 나은 모습’을 보고 판단하려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 보라스는 그런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에이전트다. 그는 이전에 어깨 수술을 받은 외야수 마이클 콘포르토를 1년간 쉬게한 뒤 새로운 팀과 계약시키기도 했다.
물론 2025년 복귀를 노리는 김하성이 그처럼 1년을 온전히 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공을 던질 수 있을만큼 회복된 이후 계약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가치 평가를 받는 것이다.
[샌안토니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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