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여론에 직접 나선 尹…반전 기회 만들까

이헌일 2024. 11.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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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앞당겨 7일 개최, 명태균 의혹도 해명할 듯
野 "김건희 특검 수용해야"…여당서도 "정책 설명에 그칠까 걱정"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및 명태균 씨와 관련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예정보다 일찍 국민들 앞에 나서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8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및 명태균 씨와 관련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예정보다 일찍 국민들 앞에 나서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그간 소극적인 대응과 거짓 해명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달 말쯤 이런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달 중순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등 일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대선이 진행 중인 점과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전황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 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거치며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 간 통화 녹취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여당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최저치를 잇따라 다시 썼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19%를 기록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또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윤 대통령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2.4%로, 2주 전 기록한 최저치 24.1%에서 더욱 추락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 윤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참모진 개편,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 대통령실에 다녀왔다"며 "당초 11월 말 경 이야기가 나와서 그것보다 이른 시점이면 좋겠고 가급적 해외 순방 전 기회를 가지면 여러 상황에 관해 국정 이해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렇게 '엄중한 상황'인 만큼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명태균 씨 관련 등 대통령 부부를 향해 제기된 의혹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국민들이 궁금한 점을 소상히 답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직접적인 대응이 다소 늦은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동안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최소한의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논란 확산을 불렀고, 대통령실의 일부 해명마저 사실과 달랐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미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의 요구도 부족하다며 김 여사 특검을 압박하는 한편 장외집회에서는 하야와 탄핵까지 공공연히 거론하고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어제(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 개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김건희 특검이 빠진다면 그 어떤 조치도 국민 분노를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몰아세웠다.

여권 내부에서도 이런 점을 의식해 이번에는 윤 대통령의 명확한 해명과 조치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좋은 의도로, 정책을 이렇게 시도했다는 설명에 그치면 그 후폭풍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며 "자화자찬은 안 된다. 국민이 평가를 해주는 거지 본인이 미리 앞세워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한동훈 대표도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답변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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