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이스라엘 총리실…'여론 조작하러 기밀 유출' 의혹
[앵커]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총리실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 기밀 문건을 고의로 유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총리실 대변인도 피의자로 지목됐는데, 미국 정가를 뒤흔든 도청 스캔들, 일명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하마스의 인질 협상 전략에 관한 두 건의 기사가 보도되며 파문이 시작됐습니다.
영국 매체 주이시크로니클은 9월 5일 이스라엘 정보 문건을 인용하며 하마스 수장이 인질들을 이란으로 이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그다음 날 독일 일간지 빌트는 하마스의 심리전 계획이 담긴 문건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인질 협상을 타결하거나 전쟁을 끝낼 계획이 아직 없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된 내용과 유사한 주장을 네타냐후 총리가 기사가 나오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미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지난 9월 2일)> "이것은 우리 군이 하마스 고위 관리의 터널에서 발견한 지침 문서입니다. 언론들은 (하마스의 수장) 신와르가 이 문서를 작성했다고 했지만, 하마스의 고위 조직원들의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인질들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기 위해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총리실이 의도적으로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스라엘 사법 당국이 1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체포된 피의자 4명 중 한 명은 총리실 대변인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용의자가 "기밀 정보를 접하거나 받은 것이 없다"며 이번 사건과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인질 가족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역사상 가장 큰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용의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다나 푸가치 / 인질 가족들 변호인 (현지시간 3일)> "만약 (유출된) 정보 일부가 가짜거나, 군이나 다른 정보원으로부터 훔친 거라면, 가족들은 관련된 세부사항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당 역시 네타냐후 총리가 "심각한 안보 범죄를 공모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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