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손흥민은 겨우 1년 연장 조항 끝, 케인은 연봉 373억 역대급 제안...토트넘 차별대우 너무 심하네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향한 토트넘의 대우가 너무 다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4일(한국시각) "토트넘은 이번 시즌 이후 손흥민의 미래를 클럽에 맡기로 한 계약에 대해 1년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2021년에 재계약을 체결했고, 그 계약은 7개월 후에 만료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했다고 알리기만 하면 된다. 토트넘은 전적으로 그렇게 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재게약 제안을 건네지 않았다. 손흥민과 토트넘이 4년 전에 합의한 사항이기에 토트넘의 선택에 비난을 가할 수는 없겠지만 아쉬움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대한 엄청난 충성심을 보여줬다.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10년 동안 한 팀에 있었다는 건 좋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성을 유지해야만 하며 구단에 무언가 보답을 해야만 한다"며 토트넘 팬들을 위해서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시에 손흥민은 겸손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이 클럽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토트넘에서 뭔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서 전설이라고 불릴 수 있다면 정말로 기쁠 것이다. 난 우승하기 위해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우리가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무관의 늪을 자신의 손으로 끊어낸 뒤에 토트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의지까지 피력했다.
겸손한 손흥민이었지만 이미 토트넘의 레전드다. 토트넘 올해의 선수만 3번을 차지한 손흥민은 21세기 토트넘에서 케인 다음으로 개인 수상이 화려한 선수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2020~2021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 2022년 발롱도르 11위, EPL 이달의 선수 4회 수상, AFC 올해의 아시아 국제 선수 5회 수상 등 역대급 커리어를 만들어냈다. 모두 토트넘에서 해낸 일이다.
하지만 손흥민을 향한 레전드 대우는 찾아볼 수 없다. 토트넘이 선수마다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지난 2023년 7월 토트넘은 케인이 이적을 결심하자 어떻게든 붙잡기 위해서 막대한 연봉을 제시했다. 당시 토트넘은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5,800만 원)를 받고 있던 케인에게 기존 조건 2배를 제시했다.
40만 파운드는 EPL 최고 주급자가 될 수 있는 액수다. 현재 주급 1위가 케빈 더 브라위너가 맨시티로부터 받는 40만 파운드다. 연봉으로 치면 2,080만 파운드(약 373억 원)에 달하는 돈이다.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짠돌이 토트넘이 앞뒤 가리지 않고 케인을 남기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케인은 손흥민보다 상징성이 더 큰 선수다. 개인 기량면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이며 잉글랜드 국적에 토트넘 성골 출신이다. 당연히 케인을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1년 연장 조항이 발동되면 손흥민은 2021년부터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4,000만 원)로 5년 동안 토트넘 선수로 뛰게 된다. 3년 전만 해도 나쁘지 않은 대우였지만 지금은 이야기다 다르다. 리그 30위권도 되지 않는다. 마커스 래쉬포드, 안토니, 메이슨 마운트, 라힘 스털링, 잭 그릴리쉬 같은 선수들이 손흥민보다 많이 받고 있다. 구단 차이를 고려한다고 해도 토트넘의 짠돌이 본능은 과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한국에서 직접 이야기한 내용과도 다르다. 지난 8월 방한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재계약 관련 질문에 "손흥민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의 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 구단에서 알맞은 시점에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다"고 말했지만 구단은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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