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위기에서 구한 은행나무…자연유산 보존의 상징
[앵커]
경북 안동 용계리에 천연기념물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1980년대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새 터전으로 옮겨져 수백 년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냅니다.
높이 37미터, 둘레는 14미터가 넘습니다.
76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습니다.
원래 초등학교 운동장에 심어져 있었던 은행나무.
1985년 임하댐 건설 계획으로 나무 밑동 9미터 정도가 물에 잠길 위기에 놓이자,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구출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방식도 특이했습니다.
나무를 옮겨 심는 '이식'이 아니라, 나무 아래 흙을 쌓아 올려, 15미터 높여 심는 '상식' 작업으로 진행됐습니다.
5백 톤 무게의 나무를 하루 2~30센티미터씩 끌어 올려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꼬박 4년, 사업비도 2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렇게 새로 뿌리 내린 지 어느덧 30년이 됐습니다.
[조운연/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 위원 : "(이 나무를) 다른 곳에 옮겼을 때는 문화재적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을 그 자리에 올려서 심은 겁니다. 아주 역사적 가치가 있습니다."]
마을의 역사를 함께한 은행나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감회는 남다릅니다.
[권오선/용계리 주민 : "안식처를 주는 아주 좋은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큰 나무를 살릴 수 있겠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살아서 (기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이식 사례로 기록된 용계리 은행나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자연유산을 온전하게 지켜낸 상징으로 평가됩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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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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