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폭탄’ 신축 아파트 에어컨…이유 있었다
[KBS 광주] [앵커]
전남 무안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주민 300세대가 냉방기 가동으로 지난여름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 제조사와 설치 전문점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허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서 첫 여름을 난 김 모 씨는 지난 8월 공과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전기요금 53만 원이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거나 온도가 잘 떨어지지 않아 말썽이었는데 결국 전기 요금 '폭탄'을 맞은 겁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제가 22년도에 신생아를 출산해서 신생아 시기에는 24시간 완전가동을 해놨어요. 근데 그때 당시에는 그렇게 틀어도 27만 5천 원 정도.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서 2배 이상 정도 전기세가 나왔고요."]
이 아파트 482세대 중 300세대가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며 관리사무소에 신고한 상황.
S 전자 측이 에어컨 설치 전문점에 공지한 글입니다.
'실내기와 실외기 최대 조합을 기존 120%에서 130% 이하로 조정'한다.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구매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준을 완화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기본용량을 초과한 조합률에서 실내기를 동시에 사용할 때 냉방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도 고지합니다.
이 아파트처럼 거실과 각 방에 설치한 실내기 5대 용량의 합이 13.8kW라면 14.5kW를 소화하는 5마력짜리 실외기를 설치해야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11kW를 소화하는 4마력 실외기도 설치할 수 있도록 자체 기준을 낮춘 겁니다.
조합률이 높아 냉방 능력이 떨어지게 됐고,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로 내려가지 않으니 실외기가 쉬지 않고 작동해 이런 요금 폭탄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취재진이 사설 업체에 같은 용량으로 설치를 의뢰했더니 설치 기사들 모두 '해당 조합률로는 설치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S 전자 관계자/음성변조 : "시스템 에어컨 조합률에 대해서는 사전에 회사에서 충분한 내부 테스트를 거쳐 설정을 했으며 관련해 지금까지 문제가 파악된 것은 없습니다."]
전기 요금 폭탄을 맞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에어컨 회사 측의 해명에 주민들 속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허재희 기자 (to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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